탈주자(Die Trying) - 6부 사격대회 우승자
<탈주자>는 1998년 발표된 소설로 미국이 외국인들에게 지배당하고 있으며 백인들만의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믿는 망상병 환자들의 위험성을 고발(?)한다. 솔직히 <탈주자>를 킬링 타임용 소설 이상으로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2024년 12월 3일에 망상이 국가적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부터 예언자적 소설, 혹은 호러 소설 같은 느낌으로 이 책을 다시 보게 된다.
이번 챕터에선 미치광이 민병대가 단순한 무장봉기를 뛰어넘는, 군사적 테러까지 준비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리처와 홀리, 그리고 언더커버 요원 잭슨은 점점 불리한 상황으로 내몰린다. 작가 리 차일드가 안배한 반격은 언제, 어떻게 시작될까, 독자들은 애가 탄다.
1. 윔블던을 수상한 군인
합참의장 존슨과 FBI 웹스터 국장 앞으로 팩스 한통이 도착한다. 거구의 사나이가 잭 리처로 밝혀지는 순간이다. 존슨 의장은 리처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한다. 해병대 스나이퍼 양성소에서 열리는 윔블던 사격대회가 있다. 잭 리처는 여기서 비해병대 출신으로 우승을 차지한 유일한 사나이로 당시 육군 내에서 화제의 중심이 된 적 있다. 의장은 뛰어난 군인이 악당이 되었다고 애석해한다.
범인으로 오인받는 리처는 보우 보켄이 지목한 특사가 되었다. 포로 주제에 민병대 견학이라는 호사를 누린다. 이인자 파울러 참모장이 몸소 리처를 데리고 기지 곳곳을 안내한다. 수갑도 풀어 준다. 민병대가 자리 잡은 요크 마을은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였다. 걸어서는 탈출할 수도, 들어올 수도 없다. 과거 탄광촌을 민병대가 조금씩 땅을 사들여 직접 군사 기지처럼 꾸며 놓았다. 전기는 근처 마을에서 끌어 쓰고, 전화는 도청을 우려, 설치조차 안 했다. 외부 연락은 무전기와 팩스로만 가능하다.
견학(?) 도중 리처는 FBI 내부에 민병대 쪽 스파이가 있다는 확신에 이르게 된다. 홀리를 납치하려면 타깃의 동선 파악이 우선이고, 많은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다. 적어도 3주는 걸릴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더는 하산한 지 5일 만에 실행했다. 내부 첩자의 조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곳에 잠입한 언더커버 요원 잭슨의 생사도 장담할 수 없다.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다.
2. 적과의 외출
리처의 민병대 요새 견학이 계속된다. 그 사이 감금방의 홀리는 혼자 필사적으로 탈출도구를 만든다. 그녀의 이런 노력은 나중에 큰 보답을 받는다. 한편 리처는 파울러의 안내로 공동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과 커피를 즐긴다. 파울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식당에서 일하던 여인 하나가 몰래 다가와 구조 요청을 한다. 홀리를 챙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자꾸 한 명씩 더 붙는다. 비밀요원 잭슨, 묘령의 식당 여인까지 구해내야 하다니...
식사를 마친 리처는 견학을 계속한다. 이 미치광이 소굴엔 가족 단위 입주자도 있다. 아이들 수가 제법 되어서 학교까지 두고 헌법, 역사, 체육, 산속 생활 같은 과목을 가르친다. 리처는 파울러에게 '이곳 생활이 행복하냐?' 묻는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모인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 모인 것이다." 망상은 이렇게 사람들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막사에 컴퓨터가 딱 한 대 있다. 케이먼 군도에 숨겨둔 비자금의 이체를 위해서다. 자금의 출처는 이천만 불 가량의 무기명 채권이다. 무기고에 개인 화기가 가득하고, 공성전을 대비 식수 9만 리터, 2년 치 통조림 식량까지 비축해 두었다. 파울러는 창고에 들른 김에 위장복 하나를 리처에게 내어준다. 일주일 동안 옷을 갈아입지 못했던 리처는 반색한다. "거울은 찾지 않았다... 충분히 오랜 세월 군복을 입어 왔으니까." 평생을 군인으로 살았던 리처는 붙잡혀도 꼭 이런 데 온다.
파울러는 리처를 사격장으로 데려가 외부 공격에 대비한 민병대의 대응 플랜을 알려준다. 아무리 철저한 방어전략이 있다 해도 난공불락인 요새는 없다. 다만 이들이 각 잡고 버틸 경우 아군의 피해가 클 것 같아 걱정이다. 리처는 슬쩍 이간계를 구사해 본다. 보켄이 로더를 죽인 게 사실은 이인자를 제거하기 위함이 아니었냐며 파울러의 머릿속에 한 점의 의심을 심는다.
3. 늦은 접수
FBI는 이제야 비밀요원 잭슨의 정보 보고가 무척이나 값 비싼 것임을 알게 된다. 존슨 의장과 웹스터 국장은 요크 군(郡)의 미치광이 민병대 집단이 무슨 일을 꾀하는지 보고 경악한다. 존슨의 부관은 미사일 기지 철수 임무를 수행 중인 특수부대 병력 20명과 스팅어 미사일 100기가 며칠 뒤 요크를 통과한다고 알린다. 이들을 활용, 민병대 쓰레기들을 청소하면 안 될까? 존슨 의장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법을 지켜야 하고, 상부의 승인도 필요하다.
파울러와 함께 있던 리처는 호위병 6명에 둘러싸여 본부 막사로 이동한다. 사령관 보켄의 명령이라고 한다. 함께 이동 중에 리처는 이마에 흉터 있는 호위병을 알아챈다. '바로 저 자가 비밀요원이구나' 리처는 이동 중에 슬쩍 시카고(FBI를 지칭)에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보켄은 리처를 보자 곧바로 주먹을 날린다. 특사를 맡기려던 계획은 취소됐다. 순간 리처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저 놈이 나의 정체를 알았다!'
비밀방에 갇힌 홀리는 침대 프레임의 볼트를 마침내 다 뽑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여자 민병대원 하나가 식사를 갖고 들어 온다. 홀리가 포크 같은 것을 숨길 수 있으니 식사를 마칠 때까지 감시한다. 말없이 홀리를 지켜만 봤어도 아무 문제없었다. 하지만 이 여자는 말이 너무 많았다. 리처가 피터 벨을 죽인 장본인이라는 것을 보켄이 알았고, 잠시 후 연병장에서 공개처형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놀린다.
시카고의 첩자가 정보를 흘린 게 뻔하다. 홀리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볼트를 풀어 헐거워진 철체 침대 프레임을 하나 뽑아 여인의 머리통을 박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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