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ilver Emulsion 사이트
Written by Will - 2016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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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 해변가의 연인, 송달(적룡 - 狄龍 / Ti Lung 분)과 연미(갈적화 - 葛荻華 / Helen Ko Ti Hua 분)의 데이트 장면, 그리고 일군의 바이크 족이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이 교차된다. 적룡은 모래사장에서 여인의 적극적 육탄공세에 어쩔 줄 모른다. 대체 이 영화는 뭐 하자는 것인가? 편집, 설정, 영화의 톤이 기묘하다.
적룡은 결국 여인을 피해 바닷물로 뛰어든다. 곧이어 영화의 타이틀 '전단차'가 화면에 뜬다. 모터사이클과 관련된 청춘 남녀의 와일드한 스토리겠구나 추측된다. 적룡의 라이벌 강대위의 연출 데뷔작 <흡독자(吸毒者 / The Drug Addict)>가 떠오른다. 기술적으로도 여타의 쇼브라더스 작품보다 <흡독자>에 가깝다.
<전단차>의 드라마는 흡인력과 거리 멀다. 적룡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전단차>는 액션 코미디에 가깝지만 도덕극으로서의 성격이 짙다. 드라마가 빈약한 윤리극이라 각본의 잠재력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해변가에서의 짧은 유희 뒤, 송달과 연미는 도시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타야 한다. 하지만 승객이 너무 많아 탈 수가 없다. 연미는 다음 차를 기다릴 인내심이 없는 여자다. 바이크 족이 지나가자 손을 흔들어 태워 달라고 소리친다. 그녀는 현 남친을 버리고 다른 남자가 모는 바이크를 탄다.
연미는 이기적인 여자다. 송달은 그녀 때문에 일상을 잃는다. 남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는 여자다. 송달은 이상을 꿈꾸지만, 멍청하고 나이브한 성격이다. 이런 철부지 남자에게는 제대로 된 어른 멘토가 필요하다. 연미가 다른 남자의 오토바이를 타고 떠난 일이 있은 후, 송달은 바이크를 갖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꿈은 그를 재빨리, 그리고 완전한 나락에 빠지게 한다.
쇼 브라더스와 적룡의 팬들이라면 <전단차>를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걸작과는 거리가 멀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을 한 편의 영화로 묶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그 책임을 모두 감독 적룡에게 돌리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적룡은 영화의 주제, 캐릭터 보다 경쾌한 톤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가볍고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려고, 더 나은 영화가 될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했다고 보면 된다.
적룡은 본인의 커리어 전체에서 단 두 편의 영화만 감독했다. 어쨌든 적룡에게 감독은 맞지 않는 옷임이 입증됐다. <전단차>의 플롯이나 캐릭터는 분명 잠재력이 있다. 예광이 시나리오를 써서 기본은 했다고 본다.
영화의 초반부가 끝난 시점에 송달의 주인집 아주머니의 조카 원옥매(정가위 - 程可爲 / Rainbow Ching Ho Wai 분)가 새롭게 등장한다. 그녀는 분명 송달을 좋아한다. 송달은 옥매의 마음을 아직 모른다. 그는 나쁜 여자 연미에게 빠져있다.
영화가 송달과 원옥매의 로맨스를 본격적으로 그릴 때, 둘이 어떤 연유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는지가 몽땅 생략되어 있다. 갑자기 두 사람이 연인이 되어 있다. 감독 적룡은 여기에 어떤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다.
영화가 시종일관 가벼운 톤인 것은 재미 때문이 아니라 송달의 나이브한 측면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추측도 해 본다. 이 영화도 어두운 지점이 있다. 송달에게 위기가 계속 찾아오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어둠에 빠져 흑화 되는 유형의 인물이 아니다.
감독 적룡은 폐기된 모터 사이클이 잔뜩 쌓여있는 무덤 장면을 집어넣었다. 이 장면은 스토리 상으로 의미 없는 시퀀스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자기 선택이 초래한 부정적인 결과를 애써 무시한다.
드라마의 엔진은 모터사이클에 대한 주인공의 집착에 있다. 영화의 중국어 제목을 직역하면 '모터 사이클'이다. 송달의 편집증적 욕망을 언급하려는 듯하다. 송달은 오토바이 사고로 거액의 사채를 쓴다. 이 빚이 그의 삶을 고난으로 이끈다.
그는 스스로 어른이라는 자각이 없다. 회사의 경리직으로 있는 송달은 젊고 순진하기만 하다. 위험을 알리는 경고등이 눈앞에 왔다 갔다 하는데도 불구하고 사고를 친다. 관객은 그의 멍청한 선택을 지켜보며, 십 대, 이십 대 시절 땅을 치고 후회했던 본인의 과거와 오버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관객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다.
송달은 고이율의 사채 등 통제 범위 밖의 삶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알려주는 반면교사다. 이 영화의 목적이 젊은이들을 향한 경고, 교훈을 주기 위함이라면 송달은 효과적인 주인공이 아니다. 문제가 생겨도 어쨌든 뛰어난 싸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영화는 갑자기 편집이 튀고, 스토리 연결이 안 되는 순간들이 제법 많다. 적룡의 관심이 영화의 내적 논리를 만드는 데 있지 않고, 오토바이를 소재로 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관객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 최소한의 장치가 바로 '말이 되는 스토리'다.
영화의 가벼운 톤 때문에 격투 장면은 그 효과가 반감된다. 적룡의 폼은 근사하지만, 기능적인 역할에 그친다. 마스터 유가량과 동생 유가영의 완성도 높은 무술 안무가 아깝다. 무술 시합 장면은 입식 타격, 구르기 등 아크로배틱 한 안무가 포함됐다. 한 참가자는 신타(神打) 무술을 구사한다. 유가량의 감독 데뷔작이 <신타(神打 / The Spiritual Boxer)>(1975년) 임을 생각할 때, 어쩌면 이때부터 그의 머릿속에 '신타'가 들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전단차>는 단점이 많다. 설정이 유치하고, 컨티뉴이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볼 만하다. 특히 적룡을 좋아하거나 모터사이클, 혹은 1970년대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석천(石天 / Dean Shek Tin)과 이해생(李海生 / Lee Hoi Sang)이 도둑 콤비로 나온다. 우마, 장동조, 오우삼 같은 카메오도 발견할 수 있다.
2. City on Fire 사이트
Written by Matthew Le Feuvre - 2019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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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으로 60년대 미국의 바이크 B 무비의 영향을 받은 듯한 <전단차>는 이 장르의 재미있는 변주라 할 수 있다. 당시 인기스타였던 적룡에게 파격적인 시도였다. 적룡은 장철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스타가 되었다. 이후 손중, 당가, 초원 등 쇼 브라더스의 다른 감독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이 영화는 카메오로 출연한 <반역(叛逆 / The Generation Gap)>처럼 적룡의 방대한 필모그래피에서 예외적인 작품이다. 70년대 도시 물질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고, 스즈키 오토바이, 사채와 관련된 당시 사회를 반영하는 소재가 등장한다.
<오호장(五虎將 / The Savage Five)>, <탈명자객(奪命刺客 / They Call Him Mr.Shatter)> 같은 권격, 무협 장르에 주로 출연했던 적룡으로선 색다른 변신이었다. 감독이자 주연배우로서 적룡은 물론 이 영화에서 결투 시퀀스를 포기하진 않았다. 하지만 의무 방어전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다.
<전단차>는 성숙한 어른이 가져야 할 참된 가치관을 주입시키려는 영화다. 불필요한 물질적 욕망만을 절제하길 촉구하고, 최고가 된다 혹은 최고를 갖겠다는 생각은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고 설파한다. 세상은 굶주린 늑대처럼 최고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먹잇감 삼는다. 이런 교훈적 메시지는 산만한 각본 때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적룡은 사회적 이슈를 성실하게 다룬다. 대신 너무 직접적이지 않도록 코미디를 완충재처럼 사용한다. 이런 전략이 관객의 몰입을 오히려 방해한다. 이를테면 사채업자는 빚 대신 적룡의 희귀한 피를 원하고, 이해생과 석천이 연기한 도둑은 서투르기 짝이 없다.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혐오한다는 설정 역시 뜬금포다.
버섯처럼 마구 퍼져가는 서브플롯과 감정의 급격한 전환에 눈이 멀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한 사무직 종사자의 오토바이에 대한 열정이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송달에게 있어 오토바이는 신 프로이트 학파에서 주장하는 남성성 그 자체다.
영화는 오토바이를 가지려는 그의 욕망을 예민하게 포착하는데, 비정상적인 수단(우승 경품으로 걸린 오토바이를 차지하고자 쿵후대회에 참가)으로 욕망을 이루려 하는 시도부터가 송달이 정상적으로 사회와 소통, 관계를 맺는 데 서투른 인물임을 보여준다. 오프닝에서 송달이 여자친구의 적극적 구애를 거절하는 장면, 오토바이 상점의 쇼 윈도 앞에서 넋 놓고 바라보는 장면이 이를 반증한다.
사회적으로 아주 나이브한 태도를 지닌 인물인데 동시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지녔다. 적룡은 배우로서 캐릭터를 훌륭히 표현했다. 유가량, 유가영 형제의 액션 연출은 절제되어 있으나 발레처럼 우아한 동작으로 구성됐다.
이 캐릭터는 생각이 1차원적이고, 승부욕이 강하며, 완전한 에고이스트다. 자신의 신념이 아주 강한 유형이라, 아주 힘든 외부적 충격이 있어야만 변화할 수 있는 인물이다. 기본적으로 환경의 희생자라 영웅적 주인공은 아니다. 결국 낙관적인 결말에 이를 수밖에 없다.
다소 심오하게 설명하자면, 송달이란 인물은 로버트 사우스(Robert South)가 '소유(Possession)에 대하여 제시한 철학적, 심리학적 고찰의 물리적 형상화 같다. "남자가 최고의 열망을 갖고 무언가를 추구할 때, 실제 그 물건을 소유한 즐거움은 본인이 예상했던 것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평가 :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쇼 브라더스의 클래식은 아니다. 의미 없이 반복되는 '시추에이션'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관객이 볼 때, 적룡의 자신감 넘치는 연출, 익숙한 장소와 배우들이 노스탤지어적 매력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기묘한 아이러니가 있어 평범하고 진부한 작품에 한 가닥 독특한 개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젊은 날의 오우삼이 등장하는 카메오 장면에 주목할 것. 이때로부터 12년 후에 오우삼은 적룡의 시들어가는 커리어를 <영웅본색>으로 일거에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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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1) 바닷가에서 생긴 일 잘 생긴 외모와 근육질 몸매를 모두 갖춘 청년 송달(적룡 - 狄龍 / Ti Lung)은 '연인' 연미(갈적화 - 葛荻華 / Helen Ko Ti Hua 분)와 버스를 타고 바닷가 데이트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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