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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두번 봐도 재밌는 영화(★★★)25

비상돌연(非常突然 / Expect The Unexpected) 1998년 - 우연 혹은 운명(리뷰편) 영화를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 맨디(몽가혜 - 蒙嘉慧 / Yoyo Mung Ka Wai 분)가 카페 유리창을 닦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로맨틱한 멜로 영화의 배경으로 어울릴 것 같은 카페와 상가 거리는 잠시 후 흉폭한 강도 사건의 현장으로 변한다. 사건을 수사하던 중안조 형사들은 이곳에 서로 다른 두 무리의 강도단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한쪽은 극악무도한 베테랑 범죄자들, 다른 한쪽은 어설프기 짝이 없는 본토 출신의 초보 범죄자들이다. 경찰은 두 강도단의 위험성을 오판하고, 영화는 예상 밖의 결말을 맞이한다. 은 영화 전체가 아이러니의 연쇄다. 관객의 예상을 시종일관 벗어난다. 예를 들어 극 중에서 중안조 팀장 켄(임달화 - 任達華 / Simon Yam Tat Wah 분)은 잘 생긴 외모와 깔끔한 매너로 여인.. 2024. 11. 24.
람보(First Blood) 1982년 - 나는 죄인이 아니다 (리뷰편) 추운 겨울에 러닝셔츠만 입은 존 람보가 보안관들에게 쫓긴다. 보안관들은 군견에 헬기까지 동원하여 람보를 추격하는데, 람보는 달랑 칼 한 자루뿐이다. 마치 사냥을 나가듯 희희낙락하던 보안관들은 얼마 못 가 죽음의 공포를 맛보게 되는데... 람보는 월남전 베테랑이자 서바이벌 상황에 최적화된 그린베레 에이스 대원임이 밝혀진다.  1. 잘 만든 액션영화는 훌륭한 액션영화다. 감독 테드 코체프(Ted Kotcheff), 스턴트 코디네이터 콘래드 E. 팔미사노(Conrad E. Palmisano),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은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추운 겨울에 산림 지대에서 액션 영화를 찍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박수를 받아야 한다. 초반 경찰서 탈출부터 숲 속 게릴라.. 2024. 11. 22.
마담 킬러(亡命鴛鴦 / On The Run) 1988년 - 탈출 불가!! (리뷰편) 영화 의 장면들은 뇌리에 사진처럼 박혀있다. 여러 번 봐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조그만 극장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본 이후부터 그랬다. 그 이미지의 대부분은 배우의 얼굴이다.1. 얼굴의 영화'얼굴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장면의 대부분이 클로즈업 또는 바스트 쇼트 위주이다. 배우의 얼굴을 자세히 보여주기 위함이다. 얼굴에 바싹 다가 간 화면을 보고 있으면 폐소공포증이 생길 것 같다. 70년대 대만의 대표적 미남배우 진상림(秦祥林 / Charlie Chin Chiang Lin), 무술배우로 유명한 라열(羅烈 / Lo Lieh), 원화(元華 / Yuen Wah), 고비(高飛 / Phillip Ko Fei)가 의 악당 4인방을 연기한다. 모두 홍콩 대중에게 친숙한 얼굴들이었다. 이런 배우들이 인면.. 2024. 11. 21.
꼬마유령 캐스퍼(Casper) 1995년 - 달콤한 인생 요즘도 어린이 채널에서 를 종종 볼 수 있다. 몇십 년 전의 셀 애니메이션이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기술적인 완성도에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은 더 하다. 만화 영화를 볼 때 자기가 직접 그 안에 있는 것처럼 몰입을 한다. 상상력과 공감능력이 어른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꾸중 듣는 장면을 볼 때, 아이들은 마치 자기가 꾸중 듣는 것 마냥 가슴을 졸인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마징가 Z를 조종하고, 요술공주 밍키에게 풋사랑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은 꿈의 영화나 다름없다.오래전부터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은 꾸준히 시도되었다. 디즈니의 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매체를 합치는 일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상황을 미리 .. 2024. 11. 12.
붉은 10월(The Hunt for Red October) 소련 체제에 환멸을 느낀 함장 라미우스(숀 코너리 / Sean Connery)는 최신형 잠수함 붉은 10월호를 이끌고 미국 망명을 시도한다. 소련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을 총동원해 붉은 10월 사냥에 나서고, 라미우스의 의도를 알지 못하는 미국은 소련군의 이상징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붉은 10월호를 추적한다. 모두의 적이 되어버린 라미우스는 원하는 대로 망명에 성공할 수 있을까?1. 미친 맥티어난1987년부터 1990년까지 존 맥티어난(John McTiernan) 감독은 (1987년), (1988년), (1990년)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세 작품 모두 액션 장르의 손꼽히는 수작이 됐으니 미다스의 손이 따로 없다. 가 가장 유명할 테지만 역시 이에 못지않은 명작으로 잠수함 장르의 레퍼.. 2024. 11. 11.
007 살인번호(Dr. No) 1962년 - 저개발의 기억(리뷰편) 부터 로 끝난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 무비들은 과거의 007 시리즈를 해체하여 보다 진지한 영웅 서사로 거듭나려 했다. 21세기에도 프랜차이즈를 계속 이어 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던, 일종의 '역사 전쟁'과도 같은 작업이었다. 007 시리즈는 최초 부터 남성 판타지를 노골적으로 자극하는, 뻔뻔한 오락영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 정체성 확립는 1962년 기준으로 잘 만들어진 엔터테인먼트다. 본드가 자메이카에 도착하는 영화의 1/3 지점까지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유려한 장면들의 연속이다. 영화에서 처음 본드가 등장하는 카지노 시퀀스는 그중에서도 백미다. 만만치 않은 상류층 여자와 멋진 슈트빨의 농익은 남자가 서로를 희롱한다. 주연을 맡은 숀 코너리는 능숙한 사내를 능숙하게 연기한다. 위험해 보이고, .. 2024. 11. 10.
자마(刺馬 / The Blood Brothers) 1973년 - 1부 사랑과 야망(리뷰편) 1870년 8월 22일, 청나라 양강 총독 마신이가 암살된다. 범인 장문상은 총독부 앞,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마신이를 칼로 찔러 죽였다. 범행 직후 순순히 체포되었는데, 장문상의 이러한 태도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은 죽을 각오를 했거나, 혹은 뒤를 봐줄 사람이 있거나 그 둘 중 하나다. 범행이 워낙 대담했고, 양강 총독 마신이가 그 유명한 증국번의 후임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청나라 조정의 조사 발표(단순 원한에 의한 살인)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었다. 정치적 암살설(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하며 최대 군벌로 성장한 증국번 - 이홍장이 신진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마신이를 죽였다는) 등 온갖 음모론이 제기되었고, 이른바 '마신이가 칼에 찔려 죽은 사건(刺.. 2024. 10. 16.
코 끝에 걸린 사나이(The Hard Way) 1991년 - 무초식의 초식 UPI(Universal Pictures International)는 한국에 진출한 최초의 할리우드 직배사로서 1987년 말부터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MGM 영화의 국내 배급을 담당했다. '직배'라는 단어를 들으면 50대 이상 분들은 극장에 뱀을 풀면서까지 격렬히 저항했던, 한국 영화인들의 직배 반대 투쟁이 자동 연상될 것이다. 그 UPI 코리아가 1990년 5월, ZAZ 사단의 코미디 영화 를 배급한다. 지금부터는 혼자만의 상상이다. 당시 홍보 담당자는 이라는 원제가 골 때리는 코미디 영화의 뉘앙스를 살리지 못한다고 판단, 다른 제목을 찾다가 영화의 포스터 - 레슬리 닐슨이 총알을 타고 있는 - 에 주목한 것 같다. 결국 이 영화는 라는 제목으로 공개된다.  1. UPI의 '사나이' 삼부작가 화제 몰.. 2024. 8. 6.
촉산(神蜀山劍俠 / Zu : The Warriors from the Magic Mountain) 1983년 - 서극의 대모험 1. 우정과 야망 in HK 서극(徐克 / Tsui Hark)은 데뷔작 을 시작으로 , 까지, 세편 연속 흥행 실패를 경험한다. 이쪽 업계는 한번 평판이 잘못 나면 복구가 힘들다. 아주 곤란한 처지가 된 거다.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서극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이때 서극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코미디 영화 전문 감독으로 잘 나가던 시절의 오우삼(吳宇森 / John Woo)이다.장철 감독의 연출부 출신으로 홍콩에서 영화를 독학한 오우삼은 외국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돌아온 뉴웨이브 감독들에게 존경심을 품고 있었다. 그중 서극과는 홍콩 영화의 미래를 두고 밤새워 토론하던 사이였다. 오우삼은 흥행 실패로 의기소침해 있던 서극을 신생 영화사인 시네마 시티에 추천했고, 여기서 만든 서극의 ..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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