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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위대한 영화 1 (The Great Movies) 2002년 - 6부 'ㅅ'으로 시작하는 영화들(2)

by homeostasis 2025.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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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감독 : 프랭크 다라본

출연 : 팀 로빈스, 모건 프리먼

제작 : 1994년

상영시간 : 142분

 

<쇼생크 탈출>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봉 30년이 지났지만 IMDB 사이트 평점 1위를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공 앤디(팀 로빈슨 분)의 시점이 아닌, 재소자 등 주변 인물의 시점을 통해 앤디를 바라본다는 데 있다. '앤디가 교도소에 도착한 때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보는지만 본다. 이 영화는 주인공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주인공과 맺는 관계(우리가 느끼는 호기심, 연민, 감탄)에 대한 영화라는 점'이다.

 

영화는 앤디에 대해 소상히 밝히지 않는다. 게다가 그는 입이 무겁다. 영화는 멀리서 그를 지켜보고, 간혹 흘리는 대사를 통해 짐작만 할 뿐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주인공들처럼 끝가지 신비감을 잃지 않는다. 

 

영화의 신중하면서도 여유있는 접근이 이 따뜻한 감정을 넘어 영적 경험을 하는 듯한 감흥까지 불러일으킨다. 만약 영화의 재미가 스펙타클의 크기, 액션, 유머, 자극적인 연출에 달려있다면 <쇼생크 탈출>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쇼생크 탈출> 트레일러

 

2. 술 취한 여인(A Woman Under the Influence)

감독 : 존 카사베츠

출연 : 지나 롤랜즈, 피터 포크

제작 : 1974년

상영시간 : 155분

 

솔직히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존 카사베츠와 그의 부인이자 창작 동료 지나 롤랜즈의 작품 중 내가 본 것은 <글로리아>가 전부다.

 

존 카사베츠는 미국 인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누벨바그가 출현할 때와 비슷한 시기, 1960년에 16미리 저예산 영화 <그림자들(Shadows)>을 발표했다. 카사베츠는 부인 지나 롤랜즈를 포함, 잘 아는 친구, 지인들을 배우로 기용해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영화를 꾸준히 만들었다.

 

이 책에서 로저 에버트가 묘사한 <술 취한 여인>의 스토리는 <이혼숙려캠프>, <결혼지옥> 같은 리얼리티 프로 속 부부의 모습 같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낼 수 없고, 항상 아이, 시부모, 남편의 직장 동료 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다 술, 혹은 외간남자와의 충동적인 섹스에 중독되며 자신을 망치는 여인이 지나 롤랜즈가 연기한다.

 

나를 포함, 카사베츠의 영화를 찾아 보려는 사람을 위해 로저 에버트의 조언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겠다.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열쇠는, 카사베츠의 역할을 연기하는 사람이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늘 롤랜즈임을 깨닫는 것이다'

 

<술 취한 여자> 트레일러

 

3.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리암 니슨, 벤 킹슬리

제작 : 1993년

상영시간 : 185분

 

홀로코스트를 다루는 영화는 필연적으로 윤리적인 질문에 직면한다. 이렇게 보여지는게, 이런 접근이 정당한 것인가? <쉰들러 리스트> 역시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로저 에버트는 너무나 쉽고 명쾌한 문장으로 <쉰들러 리스트>를 옹호한다. '스필버그의 접근방식이 지나치게 긍정적이거나 상업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영화는 만만한 표적이었다. 영화라는 매체는 영사기와 스크린 사이에 관객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클로드 란츠만은 홀로코스트를 다룬 심오한 영화 <쇼아>를 만들었지만 러닝타임인 아홉 시간 내내 객석에 앉아 있으려는 사람은 드물다. 스필버그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수백만 명이 듣고 싶어 하는 방식으로 말해 왔다'

 

<쉰들러 리스트>는 실화다. 스필버그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범죄, 인간을 근본적으로 회의하게 만드는 역사적 사건에서 '악에 저항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고 성공할 수도 있는 일임을 확인시켜 주는 적어도 한 가지 사례'를 찾아내 세 시간 동안 관객이 꼼작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영화를 만들었다.

 

다른 한 쪽에선 <쉰들러 리스트>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저지르고 있는 무자비한 일들을 가린다고 비판을 했다. 그리고 스필버그는 10년 뒤 <뮌헨>을 통해 이런 비판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뮌헨> 역시 무지 좋은 영화다.

<쉰들러 리스트> 트레일러

 

4. 스윙 타임(Swing Time)

감독 : 조지 스티븐스

출연 : 프레드 아스테어, 진저 로저스

제작연도 : 1936년

상영시간 : 103분

마돈나는 <Vogue>에서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 콤비를 샤라웃 한다. 마이클 잭슨의 솔로 퍼포먼스 전체는 프레드 아스테어에 대한 오마쥬다. 1933년부터 1939년까지, 프레드 아스테어는 진저 로저스를 파트너로 맞이해 일련의 뮤지컬 영화를 발표했다. 이때의 작품들은 수많은 후배 퍼포머들의 경전이 되었다. 그중 최고작이 <스윙 타임>이다.

 

프레드 아스테어는 댄스 장면에서 배우의 움직임을 끊는 편집을 죄악시 했다. 최대한 편집 없이 풀 쇼트로 퍼포먼스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두 댄서는 자신들의 몸동작으로 영화의 리듬과 템포를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경이로운 동작들은 고도로 숙련된 배우들의 기예와 반복된 리허설의 결과였다.

 

아스테어의 유산은 국경과 시대를 넘어 후대로 전해진다. 경극학원 출신으로 무술 안무가이자 퍼포머였던 성룡 역시 프레드 아스테어와 정확히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스윙 타임> 트레일러

 

5. 스타워즈(Star Wars)

감독 : 조지 루카스

출연 :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제작연도 : 1977년

상영시간 : 121분

 

이 영화에 대해서 나 자신의 코멘트를 얹는 것보다 책 본문을 소개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로저 에버트는 기술적 분수령이 된 영화를 세 편 뽑으며 이렇게 설명한다.

 

'<국가의 탄생>은 발전된 숏들의 언어와 편집을 한데 통합했다. <시민 케인>은 특수효과와 발전된 사운드, 새로운 촬영 스타일, 직선형 스토리텔링으로부터의 자유를 결합했다. <스타워즈>는 특수 효과의 새로운 세대를 에너지가 넘치는 액션 영화와 결합했다.' 그럼으로써 '1970년대 초기에 황금기를 누렸던, 감독들이 개인적인 스타일로 영화를 연출하던 시기를 사실상 끝장냈다.' 지금의 블록버스터 중심의 영화 시장은 <스타워즈>에서 비롯됐다.

 

<스타워즈>가 그토록 위력적이었던 데에는 기술적인 부분과 더불어 인류가 오랫동안 사랑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감하지만 결합이 있는 영웅, 모험으로 점철된 여정, 다채로운 사람-장소-조역, 삶의 바탕에 깔린 진리의 발견'이 <스타워즈>에 있다.

 

'지금부터 한두 세기가 지나고도 여전히 폭넓게 알려질 법한 영화를 꼽아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나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오즈의 마법사>, 키튼(Buster Keaton)과 채플린(Charlie Chaplin), 아스테어와 로저스, <카사블랑카>, 그리고 <스타워즈>를 꼽을 것이다.'

 

<스타워즈> 트레일러

 

6. 시민 케인(Citizen Kane)

감독 : 오손 웰스

출연 : 오손 웰스, 조셉 코튼

제작연도 : 1941년

상영시간 : 119분

 

25살의 오손 웰스는 RKO 스튜디오로부터 창작의 전권을 보장받고 영화사에 가장 빛나는 데뷔작을 완성했다. 영화는 언론왕 케인(오손 웰스 분)이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말 '로즈 버드'의 진실을 추적하는 한 기자를 따라간다.

 

'영화는 로즈버드가 무엇인지 설명하지만, 로즈버드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의 구조는 우리가 세상을 떠난 후에 우리 인생이 다른 이들의 기억 속에서만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그리고 그 기억들이 쌓아 올린 벽과 우리가 연기했던 역할들과 거세게 충돌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영화를 볼 때 마다 장면 하나하나의 만듦새에 감탄하게 된다. 볼 때마다 새로운 요소를 찾게 하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국가의 탄생>이 무성 영화 시대의 정점에서 터득한 모든 것을 집대성한 것처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성 영화 시대에 얻은 모든 교훈이 집적된 작품'이며 이것이 데뷔작을 찍는 감독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영화계에서 일어난 기적'이라 할 것이다.

 

<시민 케인> 트레일러

 

7. 시티 라이트(City Light)

감독 : 찰리 채플린

출연 : 찰리 채플린, 버지니아 쉐릴

제작연도 : 1931년

상영시간 : 87분

세계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무비 스타 겸 감독이 누굴까? 20세기였다면 단연 찰리 채플린이었을 것이다. 90년대만 해도 그의 캐리커쳐를 딴 문구상품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지금의 청소년들도 그를 알까?

 

찰리 채플린은 무성영화 시대 최고의 슈퍼스타이자 영화 작가였다. 그는 불멸의 캐릭터 방랑자(The Tramp)를 창조했다. 방랑자는 가난한 떠돌이였고, 비웃음의 대상이었지만, 때론 영악하게 힘 있는 자들을 혼내주고, 가여운 자들의 편에 섰다. 

 

'채플린을 비롯한 무성 영화의 감독들은 국경선의 존재를 몰랐다. 그들이 만든 영화는 언어와는 무관하게 세상 어디에나 갔다.' 로저 에버트는 197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채플린 영화가 가진 보편성의 위력을 목격한다. 이 해 베니스는 채플린 회고전을 마련했고 피아자 산마르코 광장의 야외 무대에서 <시티 라이트>를 상영했다.

 

그 유명한 마지막 장면 - 꽃 파는 소녀가 방랑자를 알아본 순간에서 많은 관객들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광장을 채웠다. 영화가 끝나고 광장의 조명이 발코니를 비췄다. 그리고 노년의 채플린이 걸어 나왔다. 로저 에버트는 '그토록 우레와 같은 환호성은 지금까지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그날의 감격을 술회한다.

 

<시티 라이트> 트레일러

 

8. 십계 연작(The Decalogue)

감독 :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제작 : 1989년

 

키에슬로프스키가 폴란드 한 방송국을 위해 '십계'에 기초한, 한 시간 길이의 에피소드 10편을 만들었다. TV 방영 이후 베니스 영화제를 비롯 여러 영화제에서 소개되며 예외적인 작품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10편 모두 바르샤바의 동일한 고층 아파트 단지에 사는 캐릭터들을 다룬다. 우리는 단지 구조에 익숙해지고, 어떤 작품에 나왔던 캐릭터들을 다른 작품의 배경에서 보기도 한다.' <십계 연작>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극장 개봉된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사랑에 관한 짦은 필름>만 본 사람이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이다.

 

모든 에피소드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맞닦트릴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다룬다. 그것은 칼로 무 자르듯 양분될 수 없는 것이고, 누구 한쪽을 비난하기도 애매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우리는 십계명이 과학처럼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처럼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계명은 우리의 삶으로 가치 있는 초상화를 그리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사용 설명서다.'

 

로저 에버트는 10편을 단번에 감상하지 말고 한번에 한편씩 보기를 권한다. 왜냐? 이 영화는 타인, 혹은 자기 자신과 곱씹어 봐야 할 윤리적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십계 연작>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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