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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세인트(The Saint) 시즌1 - 2화 The Latin Touch : 1부 이탈리아의 성자(리뷰편)

by homeostasis 202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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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The Latin Touch>에서 사이먼 '세인트' 탬플러(로저 무어 / Roger Moore)는 악명 높은 이탈리아 마피아를 상대한다. 마피아 두목 토니 운치엘로(빌 나기 / Bill Nagy)는 미국에서 체포된 동생의 사형 집행을 막으려고 이탈리아에 출장 온 주지사 허드슨의 외동딸 수(수잔 파머 / Suzan Farmer)를 납치한다.

 

운치엘로는 수의 목숨을 담보로 동생의 사면을 요구한다. 강직한 주지사 허드슨은 딸의 목숨과 정의 실현 사이에서 고민한다. 이때 사이먼 템플러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허드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1. 신사숙녀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 캐릭터들이 모두 기본적인 교양, 매너, 상식을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당들도 예외가 아니다. 마피아 보스 토니는 사이먼 템플러를 납치해 수 틀리면 죽이겠다 협박하면서도 와인과 식사 대접을 잊지 않는다.

 

살벌한 대화를 하면서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부하들까지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절도 있게 보스의 명령을 수행한다. 인물들의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요즘 영화 / 드라마의 악당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아하다. 그리고 모두들 담배를 끊임없이 태운다.

 

요즘 TV 스릴러는 인간 말종, 사이코패스들의 각축장이 아닌가.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때, 옛날 TV 드라마(이 에피소드는 1962년 10월 11일에 방영) 속 인물들의 기품있는 행동을 보니 힐링이 된다.

 

2. 인정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택시기사 마르코 디 체사리(워렌 미첼  / Warren Mitchell)이다. 마르코는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인물이지만, 사이먼 템플러에게 코가 꿰여 충실한 사이드 킥 이 된다. 하는 짓은 얄미운데 밉지가 않은 조연 캐릭터다. 

 

 

'집에 저를 기다리는 7명의 자식과 부인이 있어요' 하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게 마르코의 주된 레퍼토리다. 요즘엔 보기드문 '인정 희극'적 인물이다. 한번 쓰고 버리기엔 아까운 캐릭터 '마르코'는 <세인트> 시리즈에서 총 3회에 걸쳐 등장한다.

 

3. 이탈리아

 

<The Latin Touch>는 일부 야외 장면만 이탈리아에서 찍고, 주요 부분은 다 세트에서 촬영했다. 심지어 콜로세움 내부도 세트 촬영이다. 뒷 배경은 사진 혹은 그림으로 재현한 가짜임에도 드라마 감상에 무리가 없다. 흑백 화면은 특히 가짜의 느낌을 지우는 데 칼라보다 유리하다. 흑백만이 주는 풍미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인과 이탈리아 인에 대한 묘사다. 사이먼 템플러는 오프닝 내레이션에서 로마가 역사적인 도시지만 시끄러운 소리, 악취, 그리고 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 씌우는 상인들로 가득하다고 묘사한다. 관광 온 미국인 중년부부가 콜로세움을 보면서 세실 B. 드밀의 영화가 차라리 낫다고 투덜대는 장면도 나온다.

 

이건 다 2차 대전 승전국과 패전국의 차이일 것이다. 등장인물의 묘사에서도 이탈리아를 아래로 보는 시각은 계속된다. 미국인은 자신감 넘치고, 정의롭다. 반면 이탈리아인들은 마피아와 결탁한 비리 경찰,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택시기사, 범죄자 아들을 둔 어머니 등 가난하고 어둡다. 그런데 희한하지. 나는 이탈리아 캐릭터에 자꾸 감정이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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