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1) 프롤로그
정찰 중인 이라크 전투기가 괴비행물체를 발견하고 미사일을 발사한다. 미확인 비행물체는 터키와 이라크 국경지대에 추락하고, 인근 나토 군사기지 소속 병사들이 폭발음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2) 트럭운전사
테네시 주의 한적한 도로. 주행 중인 컨테이너 트럭이 중심을 잃고 미끄러진다. 트럭 운전사 랜하임(피터 라크로이 / Peter LaCroix)은 필사의 브레이크 컨트롤로 가까스로 차를 멈춰 세운다. 사고 직전 괴이한 일들이 연달아 발생했는데 라디오 채널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UFO를 목격했다는 무선 통신이 들렸다. 십여 대의 경찰차가 급히 출동하는 광경도 목격했다. 그러고 나서 트럭의 시동이 거짓말처럼 꺼진 것이다. 차에서 내린 랜하임은 UFO를 목격한다. 그와 동시에 소름이 돋는다. 트럭 화물칸 뒤에 무언가 있다는 느낌!!! 샷건을 들고 조심스레 화물칸으로 다가가는데 문이 덜컹 열리면서 적재물들 사이로 강한 빛이 새어 나온다. 놀란 랜하임이 반사적으로 총을 발사한다.
다음 날 새벽, 사건 신고를 접수한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 / David Duchovny)는 스컬리(질리언 앤더슨 / Gillan Anderson)와 함께 현장으로 달려간다. 트럭이 서 있던 장소에서 멀더는 쾌재를 부른다. 어젯밤 최소 12건 이상의 UFO 목격 신고가 들어왔고, 방사능 수치가 평균치의 다섯 배가 넘는다. 숲 여기저기서 연소 잔여물도 발견됐다. 모두 전형적인 UFO 활동 징후다. 결정적으로 시간의 왜곡 현상도 발견 - 스톱워치 두 개를 동시에 작동시켰다 멈추면 서로 다른 시간을 가리킴 - 된다. 신이 난 멀더와 달리 스컬리는 어느 것도 결정적 증거가 아니라며 랜하임이 장시간 운전 때문에 헛것을 봤다는 게 상식에 부합하며 조사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한다.
3) 걸프전 증후군
멀더와 스컬리는 인근 경찰서에서 보호 중인 랜하임을 직접 만난다. 경찰 초기 진술 때 시가 모양의 물체를 봤다고 했는데 FBI요원들 앞에선 비행접시 모양이라 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한다. 무언가 회피하려는 기색도 역력하다. 멀더의 계속된 질문에 랜하임이 화를 낸다. "외딴 도로에서 총을 쏜 것이 큰 잘못인가요? 저는 군대를 다녀와서 총도 잘 다룹니다."
스컬리는 답변 내용보다 랜하임의 몸 컨디션에 더 주목한다. 시종일관 기침을 하고, 식은 땀을 흘리며, 피부에서 붉은 발진도 관찰된다. 베트남전 고엽제 피해자들처럼 걸프전 파병 군인들도 원인모를 괴증상에 시달렸다. 이걸 걸프전 신드롬이라 부르는데 그 대표적인 증상이 발열, 발진, 기침이다. 랜하임은 파병간 적 없다고 선을 긋는데, 그의 표정만은 예사롭지 않다. 바로 그때 현지 경찰이 들어와 면담을 중지시키고 랜하임을 풀어준다.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항변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멀더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들어왔음을 확신한다.
4) 론 건맨
멀더와 스컬리는 할 수 없이 철수한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렌터카를 반납하고 워싱턴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름 모를 여인이 스컬리에게 펜을 빌린다. 기꺼이 자기 펜을 내어준 스컬리는 이상함 낌새를 못 느끼고 멀더와 대화를 이어간다. 하지만 우리는 펜을 빌려 간 여인의 수상쩍은 눈빛을 똑똑히 볼 수 있다. 이 여자의 정체는 곧이어 밝혀진다.
워싱턴에 도착한 멀더는 '론 건맨(Lone Gunmen)'이라 불리는 집단을 찾아간다. 온갖 음모론을 추적하는 탐사 취재 그룹으로 3명의 남자들 - 하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 로 구성되어 있다. 존 피츠제럴드 바이어스(브루스 하우드 / Bruce Harwood), 리처드 '링고' 랭리(딘 헤그런드 / Dean Haglund), 멜빈 프로히케(톰 브레이드우드 / Tom Braidwood)는 멀더와도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다. 음모론자들답게 처음 만난 스컬리와 케네디 암살사건, CIA의 러시아 대선 개입설, 20달러 지폐 안의 마그네틱 띠에 대한 논쟁을 벌인다.
멀더가 이들을 찾은 이유는 걸프전 신드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전쟁 지역에서 UFO가 자주 출몰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멀더의 가설은 걸프전 때 미군이 UFO 기술을 활용한 신무기를 투입했고, 여기서 독소가 배출된 게 아니냐 하는 것이다. 론 건맨들은 멀더의 주장이 너무 과격하다고 웃어넘긴다.
대화 도중 기분 나쁜 인상의 프로히케가 면전에서 스컬리의 사진을 찍으며 'She is so Hot'이란, 다소 성희롱적 발언을 두어 차례 반복한다. 일회성 장면에 불과한데 왠지 신경이 쓰인다. 본부에 돌아온 스컬리는 멀더에게 정말 눈곱만치라도 그들의 주장을 믿냐 묻자, 멀더는 "너를 섹시하다 생각하는 사람이 눈꼽만치라도 있지 않냐?"라고 대응한다. 프로히케의 발언은 어쩌면... 멀더의 속마음일지 모른다.
5) 딥 쓰로트
스컬리는 자기 볼펜에서 도청장치를 발견한다. 멀더 역시 누군가에게 감시당한다. 두 요원이 누군가 감추려 하는 진실에 접근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멀더는 더 자세한 정보를 구하려 딥 쓰로트를 찾는다. 딥 쓰로트(제리 하딘 / Jerry Hardin)는 멀더와 만난 자리에서 이라크 전투기의 통신 감청 자료를 제공한다.
다음 날, 스컬리는 랜하임의 실제 이름이 프랭크 드루스이고, 육군 공수부대 소속으로 걸프전 때 이라크에서 복무했다는 증거를 가져왔다. 그의 진술은 모두 거짓이었다. 항구에서 신고한 화물 중량과 톨게이트에서 측정한 중량 또한 1톤가량이나 차이가 난다. 대체 그의 트럭은 무엇을 운반 중인가? 멀더는 어젯밤 딥 쓰로트에게 받았던 자료를 보여주며, 드루스가 추락한 UFO 잔해와 외계인을 운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두 요원은 사실 확인을 위해 콜로라도로 향하는 트럭을 중간에서 막아 세우기로 결심한다.
6) 불신
짐을 챙기려 잠깐 집에 들른 멀더는 방 안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긴장한다. 깜깜한 방에 딥 쓰로트 홀로 앉아있다. 그는 멀더에게 포트 베닝에서 촬영된 것이라며 UFO 사진 한 장을 건넨다. 17대의 UFO가 한 시간 동안 목격되었다고 한다. 추락한 기체와 생존자를 찾으려 한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멀더가 대흥분하여 딥 쓰로트에게 고맙다는 인사까지 전한다. 멀더는 이 사진을 스컬리에게 보여주며 당장 포트 베닝으로 가자고 재촉한다.
차분히 사진부터 살펴보던 스컬리가 합성 같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딥쓰로트를 믿는 멀더와 믿지 않는 스컬리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스컬리는 "진실이 저 너머에 있다면, 거짓 역시 어딘가를 가리킨다"며, 열정이 너무 강해 눈이 멀어선 안된다며 진정 어린 조언을 해준다. 스컬리에게 설득된 멀더는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하고, 이 사진이 조작된 것임을 확인한다.
멀더와 딥쓰로트가 이 건으로 세 번째 만남을 가진다. 만남 장소는 상어가 헤엄치는 아쿠아리움이다. 거짓이 탄로 났는데도 딥 쓰로트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다. 딥 쓰로트는 멀더가 진실에 가닿지 못하도록 눈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멀더는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럽다. "거짓은 두 개의 진실 사이에 있다." 딥 쓰로트는 모호한 말을 남기며 자리를 뜬다. 그리고 다른 팀에서 여전히 멀더를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날 밤, 멀더는 미친 사람처럼 도청기를 찾아 집안을 헤집는다. 전기 콘센트 안 쪽에서 결국 도청장치를 찾는다.
7) 작전
마치 첩보 스릴러물처럼 멀더와 스컬리가 미행을 떼어내는 일련의 장면들이 이어진다. 각자 흩어졌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트럭의 경로를 파악해 앞선 곳에서 기다렸다 트럭의 뒤를 쫓는다. 장시간 운전에 긴장이 풀릴 때, 갑자기 자동차의 전기 장치들이 이상 작동을 시작한다. 차는 급 브레이크를 밟고, 멀더와 스컬리는 순간 정신을 잃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트럭은 텅 빈 채로 서 있다. 랜하임은 사라지고 없다. 멀더와 스컬리는 화물칸 뒤에서 의료 장비들이 세팅된 비밀공간을 찾는다. 정부가 살아있는 외계인을 수송한 것일까? 멀더는 이것이 외계인 추적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트릭일 것이라 결론 내린다.
8) 잠입
추적의 단서가 끊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멀더는 다수의 UFO 동호회에 연락해, 트럭의 경로 중 UFO가 가장 빈번하게 목격된 워싱턴주 마타와를 의심지역으로 점찍고 수색에 돌입한다. 두 요원은 외딴곳에 있는 발전소에 주목한다. 멀리서 감시하던 두 요원은 랜하임이 그곳에서 나오는 장면을 목격한다. 론 건맨에게 부탁해 가짜 아이디를 만든 멀더와 스컬리는 정문을 통과하여 건물 내로 진입한다. 얼마가지 않아 두 요원은 경비병에게 붙들린다. 멀더만이 혼자 도주해 보안 구역 안으로 들어가고, 결국 비밀 실험실을 발견한다.
몇 걸음만 더 가면 유리창을 통해 외계인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일보직전에 경비병들에게 둘러 싸인다. 놀랍게도 딥 쓰로트가 나타나 경비병을 뒤로 물린 다음 멀더와 대면한다. 딥 쓰로트는 자신의 과거를 일부 털어놓는다. 로스웰 사건 이후 소련을 포함한 주요 서방 국가들은 비밀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UFO 추락으로 생존 외계인을 발견하면 추락 지역의 정부가 책임지고 사살한다는 내용이다. 딥 쓰로트는 본인이 베트남 전쟁 때 외계인을 죽인 당사자라 고백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그 눈빛이 평생 잊히질 않아." 그때의 죄책감 때문에 멀더와 계속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라 감상에 젖는다.
멀더의 입장 - 그리고 시청자들도 - 에선 딥 쓰로트를 신뢰할 이유가 없다. 딥 쓰로트의 말이 끝나자마자 멀더는 몸을 돌려 실험실 안을 들여다본다. 예상대로 텅 비어 있다. 딥 쓰로트는 외계인이 이미 죽었다고 말한다. 시설 밖으로 나온 멀더는 스컬리와 재회하고, 밤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딥 쓰로트의 뒷모습을 허무한 시선으로 응시한다.
2. 에피소드 정보
17화 <E.B.E>의 최초 방영일은 1994년 2월 18일이다. 연출은 TV 드라마 쪽에서 주로 활동한 중견감독 윌리엄 A. 그레이엄(William A. Graham)이 맡았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영화가 밀라 요보비치 첫 주연작 <푸른 산호초 2 (Return to the Blue Lagoon)>다. 각본은 글렌 모건(Glen Morgan)과 제임스 웡(James Wong) 콤비가 작업했다. 이들이 <엑스 파일>에서 외계인 테마로 쓴 각본은 이 에피소드가 최초다.
제작진은 팬들로부터 <엑스 파일> 속 외계인, 딥 쓰로트의 정체 등을 추론하는 내용의 편지를 엄청 많이 받았다. 글렌 모건과 제임스 웡은 여기에 영향을 받아 하드코어 팬들이 좋아할 만한 드라마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 게시물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전체적인 톤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영화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1976년)을 참고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작가 글렌 모건은 자료 수집 차 1993년 6월 UFO 컨벤션 행사를 방문했는데, 이때 알게 된 열성적인 UFO 지지자들을 보고 '론 건맨'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 한 사람이 무대 위에 올라 20달러 지폐에서 마그네틱 띠를 분리하며 음모론을 주장했는데, 글렌 모건은 이때의 일을 그대로 각본으로 옮겼다.
론 건맨은 일회성 캐릭터였으나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아 시즌2에 재등장한다. 이후 준 레귤러급 캐릭터로 성장하고 독자적인 스핀오프 시리즈도 만들어진다. 드라마에서 론건맨들이 존 F. 케네디 암살범이라 주장하는 사람과 아침을 먹었다는 대사가 나온다. 시즌4의 7화 <Musings of a Cigarette Man>에서 케네디 암살범의 신원이 밝혀지기도 한다. 적어도 <엑스 파일> 세계관 안에서는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이 아닌 것이다.
스컬리에게 'So Hot'이라며 추파를 던진 멜빈 프로히케는<엑스 파일>의 조감독이었던 톰 브레이드우드(톰 브레이드우드 / Tom Braidwood)가 연기했다. 제작진은 이 인물이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인상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적당한 배우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현장에 있던 조감독을 보고 '유레카' 탄성을 지르며 바로 출연시켰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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