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2월 4일에 방영된 <Lazarus> 편은 영혼 체인지를 다룬다. 개인적으로 시즌1 중 최악의 에피소드라 생각한다. 감독 데이비드 너터(David Nutter)는 각본의 허술함을 감추긴커녕 지루한 연출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 스포일러 경고!!
1. 스컬리의 남자친구
스컬리(질리안 앤더슨 / Gillian Anderson)의 엑스(Ex), 구 남친이 소개된다. FBI 아카데미 시절, 교관이었던 잭 윌리스(크리스토퍼 올포트 / Christopher Allport)란 사내다.
스컬리라면 사내 연애 따위 관심 없을 거라 믿었는데, 상관이랑 눈이 맞았다니 실망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다행히(?)도 오래 가지 못했다. 스컬리가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 / David Duchovny)에게 그 이유를 밝히길, 잭 윌리스의 워커홀릭적 성향 때문이라 한다.
이런 잭 윌리스가 특수 강도 용의자 듀프리(제이슨 숌빙/ Jason Schombing)와 룰라(세크 베럴 / Cec Verrell) 검거에 1년 넘게 매달리고 있다는 설정이다. '보니와 클라이드'의 하위 호환 느낌의 범죄자 커플은 여러 건의 강도와 살인으로 지명수배 중인 일급 흉악법!! 지지부진한 수사에 애가 타던 윌리스에게 모일 모시, 듀프리가 은행을 털 거라는 결정적 제보가 접수된다. 윌리스는 스컬리에 도움을 청해 둘이 함께 은행에서 잠복을 시작한다.
이 정도 강력범을 검거하려면 특공대가 깔리고, 다수의 요원이 투입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윌리스는 자기 팀원도 아닌 '엑스 파일'부서의 스컬리만 부른다. <엑스 파일>이 아무리 저예산 드라마라 해도 납득 불가의 설정이다.
2. 스컬리의 존재 이유
결국 스컬리는 초현실적인 사건에 개입하기 위해, 비약과 우연으로 점철된 <Lazarus>의 플롯 속으로 소환된 것이다. 악당 듀프리는 밖에서 도주를 위해 대기중인 룰라에게 마지막 키스를 하고 은행 안으로 뛰어든다. 윌리스는 샷건을 들고 위협하는 듀프리 앞을 막아선다. 듀프리는 주저 없이 윌리스를 향해 샷건의 방아쇠를 당기고, 지켜보던 스컬리는 윌리스를 쏜다. 악당과 요원은 병원으로 이송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중상이다. 악당은 죽어 마땅하니 의료진의 무관심 속에 숨을 거둔다.
반면 윌리스 옆에는 스컬리가 있다. 그녀와 의료진은 윌리스를 살리려고 필사의 노력을 다한다. 제세동기로 심장에 전기 충격을 줄 때 윌리스의 심장 박동이 되돌아오는 것과 동시에 천으로 덮어 두었던 듀프리의 시신도 같이 튀어 오른다. 이 장면은 윌리스와 듀프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서로 링크됐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Lazarus> 편에서 유일하게 눈에 들어온 장면이다.
3. 다시 돌아온 악인
사람들은 윌리스가 살아난 것에 안도의 한 숨을 쉬지만, 이건 또 다른 악몽의 시작이었다. 살아난 윌리스는 윌리스가 아니다. 몸만 그이고, 속은 강도 듀프리다. 어째서 듀프리의 영혼이 윌리스의 몸으로 들어간 것일까? 드라마는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 / David Duchovny)와 스컬리로 하여금 사후 이상 반응에 대한 전문의를 찾아가게 해서 어떻게든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보려 한다. 하지만 설득이 안 된다. 시청자는 그저 '듀프리의 영혼이 윌리스의 몸을 차지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윌리스의 몸을 한 듀프리는 결혼반지를 되찾으려 시신보관소로 가서 자기 시신의 손가락을 자른다. 그다음은 윌리스인 척하고 출근을 해서 스컬리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을 속인다. 밀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인 룰라의 남동생도 죽인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연인과의 재결합이다. 듀프리는 FBI의 정보를 활용해 결국 룰라와 재회한다. 이때도 스컬리가 듀프리와 함께 행동했다 인질로 잡힌다.
4. 저주 받은 몸뚱아리
룰라는 윌리스의 몸을 하고 자기를 찾아온 듀프리를 반기지 않는다. 그를 밀고한 당사자이기도 하고, 듀프리는 이제 자기 친동생까지 죽인 원수이기도 하다. 진짜 반전은 윌리스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였다는 점이다. 이를 몰랐던 듀프리는 탄산음료를 물처럼 마시다 쓰러진다. 결국 듀프리와 룰라는 서로를 죽이려다 동반 자멸에 이른다.
5. 에피소드 정보
1994년 2월 4일에 첫 방영된 <Lazarus>는 알렉스 간사(Alex Gansa)와 하워드 고든(Howard Gordon)이 각본을 맡았다. 원래 초안은 듀프레의 영혼이 멀더의 몸에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당시, 폭스 담당자들 사이에 주인공 멀더와 스컬리가 초현실적 사건의 직접 당사자가 되면 안 된다는 믿음이 공유되고 있었다고. 방송국이 강하게 반대하여 크리스 카터가 각본 수정을 지시했다. 그리하여 스컬리 전 남친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이 에피소드가 스컬리의 남자 취향을 결정한 측면이 있다. 후속 에피소드에서 스컬리는 자기보다 연상의, 아버지 타입의 남자와 주로 로맨틱한 관계를 갖게 된다.
Chronicle - 엑스 파일(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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