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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표적(Marked for Death) 1990년 - 1부 80년대풍 액션영화(리뷰편)

by homeostasis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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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표적>은 스티븐 시갈(Steven Seagal)의 세 번째 영화다. 데뷔작부터 손발을 맞춘 워너 브라더스 대신 20세기 폭스와 처음 합작을 했다. <핼로윈 4 (Halloween 4 : The Return of Michael Myers)>(1988년)의 드와이트 H. 리틀(Dwight H. Little)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호러 요소를 가미해 시갈표 액션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미했다.
 

 


1. 80년대 풍의 자극

 

범죄자를 때려잡는 것이 직업인 미국 DEA 요원 존 해쳐(스티븐 시갈 분)는 파트너의 죽음을 계기로 본인마저 폭력적 인간으로 변했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과거 순수했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과감히 사직서를 던진 해쳐는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던 해쳐는 고향 마을 역시 마약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메이칸 갱들은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마약을 팔고, 이를 애써 외면하던 해처는 어린 조카딸이 총에 맞는 끔찍한 사고를 겪게 되자 분연히 일어나 다시 한번 '무정(無情)'의 살인기술을 유감없이 휘두른다.

 
이처럼 <죽음의 표적>은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시갈이 악당을 처단하는 사이다 액션에 포커스를 두었다. 그 외의 것들은 부차적인 것일 뿐이다. B급 액션과 호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드와이트 H. 리틀 감독은 본인의 장기를 살려 살육의 한상 차림을 선보인다. 시갈은 악당이 총을 들고 설치면, 칼로 총 든 손목을 뎅강 자르고, 악당이 말이 많으면 칼로 목을 바로 날려 버린다.

 
80년대 R등급(혹은 NC 17) 액션영화는 잔인한 폭력묘사 외에 여성의 노출 장면을 빼놓지 않는다. R 등급 영화를 찾는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서비스(?) 였던 것 같다. <죽음의 표적>은  NC 17 등급으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한다. 여기에 더해 부두교 등의 오컬트적 요소를 체리 토핑처럼 곁들었다.

 

2. 죽음의 표적

 
영화의 제목은 자메이칸 갱들이 자신의 적들을 죽이기 전, 그 장소에 주술적 그림을 표식으로 남기는 데서 비롯된다. 작가 마이클 그레이스(Michael Grais)와 마크 빅터(Mark Victor)는 80년대 두각을 나타낸 자메이칸 범죄조직에 관심을 갖고, 실제 경찰들을 만나 조사를 하는 가운데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자메이칸 갱들은 '파시(Posse)'라고 불렸는데, 80년대 크랙 코카인 열풍에 일등공신(?)이었다. 본국의 처참한 경제적,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미국으로 건너 온 자메이칸 범죄자들은 내일이 없는 듯한 과도한 폭력성으로 사법당국의 골칫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영화는 파시들의 잔혹성에 부두교의 요소를 더해 무속적인 분위기를 덧씌웠다. '메인 빌런' 스크루페이스(베실 월래스 / Basil Wallace 분)는 분신술을 사용하는 영적 능력자로 묘사되고, 라이벌 갱단은 스크루페이스의 힘을 뺏기 위해 무당을 동원해 장희빈처럼 저주를 건다.

 
무속이 다른 액션 영화와 차별되는 지점이지만, 이것이 독창적인 시도는 아니다. 로저 무어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에서 이미 부두교를 신봉하는 아프리칸 악당을 내세운 바 있다.

 

두 편 모두 기존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무속을 믿는 유색인종 악당을 지목한 것이다. 이민자들이 액션영화에서 죽어 마땅한 메인 빌런으로 체택되는 경향은 그것이 사실에 기반한 측면이 있지만서도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3. 잃어 버린 초심!

 

스티븐 시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의 표적>은 만족스러운 경험이다. 아키이도를 베이스로 한 맨손 결투 장면을 원 없이 볼 수 없다. 시갈은 무표정한 얼굴로 악당들을 다양하게 쳐부순다. 상대의 뼈를 박살내고, 눈알을 찌르고, 칼로 몸을 가른다.

 

A급 스턴트 코디네이터 콘래드 E. 팔미사노(Conrad E. Palmisano)와 드와이트 H. 리틀은 총기 난사, 도심 카 체이스, 고층 빌딩에서의 점프, 특수부대의 침투 등 다채로운 액션으로 시갈의 무술 액션을 보완한다. 킬링 타임용 액션 영화로 제 몫은 한다.

 

반면 단점은 온통 스티븐 시갈에서 비롯 된다고 할 수 있다.  참 신기한 게 겨우 세 번째 출연작인 주제에 나르시즘에 빠져 허우적 댄다. 앞선 2편의 영화 <형사 니코>, <복수무정>의 성공이 독이 된 것 같다. 

 

영화의 각본은 <폴터가이스트>(1982년)의 마이클 그레이스(Michael Grais)와 마크 빅터(Mark Victor)가 담당했다. 이들이 최초 기획, 원안, 각본을 전부 담당했는데, 스티븐 시갈이 주연으로 캐스팅된 다음부터 마구잡이로 각본에 손을 댄 것 같다. 


영화 개봉 즈음, 시갈은 본인이 각본 창작에 93% 기여를 했다고 주장하며 시나리오 크레디트를 가지려 했다. 작가 조합이 개입하여 이를 막았다. <죽음의 표적>을 보면 여자 주인공 격인
종교 전문가 레슬리(조애나 파큘러 / Joanna Pacula 분), 자메이카 출신의 경찰 찰스(톰 라이트 / Tom Wright) 등이 나름 주요 배역처럼 등장했다 유명무실하게 사라지는 데 아마도 여기에 스티븐 시갈의 입김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4. 게으른 스타

 

심적 고통을 겪는 DEA 요원 역을 맡았는데 스티븐 시갈은 대사만 내뱉을 뿐 얼굴 표정이나 차림새에서 역에 걸맞은 설득력을 주지 못한다. 아니, 비슷한 노력도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포니 테일 머리는 그렇다 치자. 이상한 원단과 디자인의 재킷, 특히 복수하러 가면서 안에 스카프는 왜 두르고 가는가? 딱 동네 양아치의 그것이다.

 

악당을 협박하거나 때릴 때는 나름 연기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착한 심성, 선한 마음 같은 것을 표현할 때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형사 니코> 때만 해도 날렵했던 턱선도 <죽음의 표적>에선 무너질 조짐이 보인다. 뭔가 나태해 진 모습이랄까. 근접 결투를 제외한 액션 장면에서 조금이라도 위험한 장면들은 모조리 대역이다.

 

 

영화 후반에 주인공 해쳐가 두 명의 동지와 트리오를 결성해 악당을 잡으러 직접 자메이카로 날아간다. 당연히 현지의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야외 로케이션에서 시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세 명이 함께 갔는데 두 명의 흑인 사이드 킥들만 킹스턴 시내를 돌아다닌다. 대신 시갈은 자메이카 나이트 클럽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는 등 실내, 세트 촬영분에서만 등장한다. 그는 자메이카 로케에 참여하지 않은 듯 하다. 이 때문에 스토리 연결에 빈 틈이 생긴다. 

 

모든 액션 배우들에게 성룡, 톰 크루즈 수준의 성실함, 책임감을 요구할 순 없다. 하지만 이들이 오래가고, 스티븐 시갈의 전성기가 짧게 끝난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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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 : 2부 줄거리 및 상세 정보

 

죽음의 표적(Marked for Death) 1990년 - 2부 줄거리 & 상세 정보

1. 줄거리 ※ 스포일러 경고!! 1) 남미 작전DEA 요원 존 해쳐(스티븐 시갈 / Steven Seagal 분)는 남미로 추정되는 어느 나라에서 악당 헥터(대니 트레조 / Danny Trejo)를 쫓는다. 길거리 추격전 끝에 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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