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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엑스 파일(The X - File) 시즌 1 - 1화 Pilot : 4부 은폐한 진실

by homeostasis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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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터파일럿 에피소드의 중반부까지 외계인 미스터리를 사방팔방 던져 놓았다. "지금까진 충분히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이 떡밥, 다 어떻게 회수할 건데?" 살짝 걱정이 될 무렵, 크리스 카터는 '보이지 않는 손'을 동원해 드라마를 마무리 한다. 찝찝하고 야비하면서도 아주 매력적인 방식의 결말이다.

 

1. 멀더의 과거

뜻하지 않게 헐벗은 몸을 보여준 이후, 스컬리와 멀더는 급 가까워진다. 밤새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멀더는 자신이 왜 엑스 파일에 몰두하는지 그 사연을 털어 놓는다. 두말할 거 없이 멀더가 스컬리에게 호감이 있다는 증거다. 모든 것은 어릴 적 흔적 하나 없이 사라진 여동생의 실종사건에서 비롯된다. 이때의 일은 멀더에게 크나큰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예정된 운명처럼 FBI에 입사하게 되었고, 엑스 파일을 통해 여동생과 유사한 실종사건이 여러 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멀더는 엑스 파일을 조사하며 외계인이 실재하고, 정부가 관련된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는다. 아니 확신한다. 실마리를 잡았다 싶을 때 어김없이 누군가 나타나 정보를 차단하고 관련 증거를 인멸한다. 멀더는 스컬리를 자신의 파트너로 붙인 것 또한 정부의 방해공작의 일환이라 이야기한다.

 

2. 헛수고

멀더와 스컬리의 오붓한(?) 대화는 갑자기 걸려온 전화로 중단된다. 낯선 여자가 페기 오델의 사망 소식을 전한다. 급히 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페기가 차에 치어 죽었다. 낮에 병원서 봤을 때만 해도 걷지 못한다 하여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런 페기가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트럭 앞으로 뛰어들었다고 하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스컬리는 시신을 확인하다 페기의 손목시계가 9시 3분에 멈춰 있음을 확인한다. 

그 사이 부검실에 보관되어 있던 레이 소암스의 시신이 사라지고, 숙소로 쓰던 모텔에 화재가 발생한다. 멀더가 그동한 수집해 놓은 증거, 스컬리의 노트북이 잿더미로 변했다. 너무나 공교로운 타이밍이다.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검시관 뉴먼 박사의 딸 테레사가 멀더에게 접근한다. 테레사가 페기의 죽음을 알린 당사자였다. 테레사는 두 요원에게 자신을 구해달라고 애원한다. 테레사의 등 뒤에도 붉은 마크가 있고, 조만간 친구들을 따라 죽을 것 같아 두려움에 떤다. 자세한 이야기를 털어 놓으려 할 때, 뉴만 박사와 마일스 형사가 나타나 테레사를 데려간다. 멀더는 언쟁 도중 마일스 형사가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던 빌리 마일스의 아버지임을 알게 된다. 뉴만 박사와 마일스 형사는 왜 함께 행동하며, 무엇을 감추려 하는 것일까? 

 

3. 헛웃음

멀더와 스컬리는 다시 공동묘지로 향한다. 무덤을 판 것은 레이 소암스 뿐이다. 아직 묘지에 의문사를 당한 다른 3명의 시신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 세 구의 무덤을 파갔다. 증거는 모두 사라졌다. 이 자리에서 멀더가 비를 맞으며 사태의 전말을 추정해 본다. 

켈리 스웬슨을 죽인 범인은 식물인간 빌리 마일스다. 그는 외계인의 지령을 따라 친구들을 숲 속으로 데려갔다. 콧 속에 든 장치를 통해 명령을 수신한다. 시간이 멈춘 9시 3분부터 모종의 사건이 벌어지고, 아버지 마일스 형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들을 지키기 위해 사건을 은페하는 중이다. 멀더의 추리를 들은 스컬리가 큰 소리로 웃는다. 너무 미친 소리 같은데, 스컬리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4. 숨겨진 진실

드라마는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다음 날 아침, 병원에 간 멀더와 스컬리는 식물인간 빌리 마일스의 발에 잔뜩 흑이 묻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숲에서 봤던, 뭔가에 탄 듯한 흙이다. 누가와서 일부러 묻힌 게 아니라면, 식물인간 빌리가 직접 숲에 갔다는 증거가 된다. 그런데 식물인간이 어떻게? 

그날 밤, 멀더와 스컬리는 빌리 마일스가 테레사 로만을 데리고 숲으로 향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다. 과학적으로 무엇이 빌리를 그렇게 만드는 지 증명할 순 없다. 하지만 눈 앞에서 벌어지는 중이다. 어김없이 빌리와 테레사를 향해 강한 광선이 쏟아진다. 아버지 마일스는 보다 못해 빌리를 죽이려 하지만, 멀더가 그를 막는다. 이들 모두 UFO로 추정되는 비행물체를 본다. 하지만 시청자는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 감독 로버트 만델은 철저히 '바라보는 사람'만을 보여준다.

보는 눈이 많아서일까? 외계인은 빌리를 놔주고 떠난다. UFO가 사라지자 빌리는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아버지 마일스는 아들을 격하게 끌어 안는다. 해피 엔딩? 드라마는 로만 박사에 대해 아무 설명 없이 끝을 맺는다. 검시의는 왜 마일스 형사와 함께 사건 은폐에 가담했을까? 내 생각엔 외계인이 빌리만 조종한 게 아닌 듯 하다. 첫 번째 살인이나 세 번째 살인이 테레사의 소행일 수도 있다.

이제 드라마는 다시 워싱턴으로 복귀한 멀더와 스컬리를 보여준다. 빌리는 FBI 본부에 가서 자신이 겪은 일을 증언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증언내용이 아니라 빌리를 보고 있는 세 명의 양복입은 중년남성, 국장과 제3의 인물, 그리고 스모킹 맨이다. 이들은 모든 과정을 살피며 귓속말을 주고받는다. 멀더와 스컬리가 수집한 증거들을 모조리 없애버린 세력과 깊은 관련이 있으리라.

국장과 제3의 인물은 스컬리를 불러 입증할 수 없으므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한다. 스컬리도 여기에 동의하길 은근히 종용하면서 말이다. 스컬리는 반박 대신 타버린 줄 알았던 증거, 콧속에서 꺼낸 금속물체를 주머니에서 꺼낸다. 증거는 실재했고, 멀더와 스컬리는 봤다. 하지만 스컬리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녀는 핵심증거를 국장에게 준다. 국장은 이것을 스모킹 맨에게 주고, 스모킹 맨은 펜타곤의 어마어마하게 넓은 창고 선반 어딘가에 금속 물체를 숨긴다. 놀랍게 여기엔 금속물체 여러 개가 보관되어 있다.

<시민 케인>을 오마쥬한 <레이더스>의 마지막 장면을 다시 오마쥬한 <엑스 파일> 파일럿편의 마지막 장면은 이 드라마가 진실보다 진실을 숨기는 데 더 관심이 있는 드라마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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