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윙(The West Wing) 시즌1 - 1화 Pilot : 1부 캐릭터 등장의 교본

<웨스트 윙>은 '본격 정치 드라마'다. 너무 상투적인 표현인가? 하지만 아직도 정치 드라마를 이야기할 때 무조건 비교 대상이 되는, 이 분야의 클래식이다. 

1화 <Pilot>편에서 백악관 참모진들과 대통령 바틀렛은 두 가지 난제를 풀어야 한다. 하나는 보수 기독교계와의 충돌이다. 비서실 차장 조쉬 라이먼(브래들리 휘트포드 / Bradley Whitford)이 TV토론에서 한 거친 발언으로 인해 기독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선다. 중간선거를 앞둔 대통령에게 자칫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비서실장 리오를 필두로 공보실장 토비, 대변인 CJ, 공보실 차장 샘이 조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두 번째 테마는 쿠바 난민 문제다. 1,300명으로 추정되는 쿠바인이 뗏목을 타고 플로리다 연안으로 접근 중인 가운데 허리케인이 다가온다. 주(州) 정부는 난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가운데 대통령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선거에 불리하고, 무시하는 행위는 인권을 중시하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1. 기초 정보

 

1화는 1999년 9월 22일 NBC 네트워크를 통해 방영됐다. 각본은 이 쇼의 크리에이터 아론 소킨(Aaron Sorkin)이 직접 썼으며 연출은 토마스 쉬램(Thomas Schlamme)이 담당했다. 워너 브라더스와 존 웰스(John Wells) 프로덕션이 공동 제작했고 이 팀은 <E.R>을 성공시킨 바 있다.

 

2. 핵심 포인트

 

정말 잘 만든 파일럿이다. 묵직한 주제 의식과 극적 재미가 서로 상충되는 요소가 아님을 증명한다. 이렇게 하기 정말 쉽지 않다. 1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캐릭터를 소개하는 테크닉이다. 파일럿은 드라마의 주요 캐릭터를 시청자에게 첫선을 보이는 장(場)이다. 아론 소킨과 토마스 쉬램은 이 방면에 교본이 될 만한 파일럿을 만들었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꾼다면 꼼꼼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모든 캐릭터가 등장과 동시에 저마다의 인간적인 개성을 뚜렷이 발휘한다. 최고의 등장씬은 대통령 바틀렛이다. 드라마 내내 꽁꽁 감춰 놓았다가 클라이맥스에 깜짝 등장하여 모든 갈등을 일거에 해결한다.

 

3. 인물 소개

 

백악관 공보실 차장 샘 시본(로브 로우 / Rob Lowe)은 기자 빌리와 한 잔 하러 들른 술집에서 묘령의 여인 로리(리사 에델스타인 / Lisa Edelstein)를 만나 뜨거운 밤을 보낸다.

날이 밝고 이른 새벽, 샘 시본 포함 웨스트 윙의 참모진 다섯은 'POTUS, 자전거 사고'라는 호출 메시지를 받는다. 비서실장 레오 맥게리(존 스펜서 / John Spencer)는 자택에서 신문 가로세로 낱말 퀴즈를 풀다가, 대변인 C.J. 크래그(앨리슨 재니 / Allison Janney)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러닝 머신을 뛰며 옆 자리 핸섬 가이에게 수작을 걸다가, 비서실 차장 조쉬 라이먼은 퇴근도 못하고 사무실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자다, 공보실장 토비 지글러(리처드 쉬프 / Richard Schiff)는 전자기기를 꺼달라는 비행기 승무원과 옥신각신 하던 중에 비상 문자를 받는다. 

한편 로리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는 샘에게 대체 'POTUS'가 누구길래 새벽부터 이 난리냐고 시청자를 대신해 질문한다. POTUS는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의 약자다.

1화의 프롤로그는 다섯 캐릭터 모두에게 각자의 분량을 만들어 줬다. 그 안에서 로브 로우, 존 스펜서, 앨리슨 재니, 브래들리 휘트포드, 리처드 시프는 저마다 장기를 살려 다양한 장르의 코미디를 선보인다. 로맨틱 코미디, 슬랩스틱, 시추에이션 등 잘 차려진 뷔페 레스토랑이 따로 없다. 1980년대 가장 핫한 청춘스타답게 로브 로우가 쇼의 프런트맨으로서 전면에 서지만, 내 눈에 가장 돋보였던 배우는 CJ역의 앨리슨 재니다. 러닝 머신 타다 확 엎어지는 슬랩스틱을 맛깔나게 소화한다.

※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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