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를 힘들게 보내면서 광복절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간절히 쉬고 싶다는 마음으로 휴일을 맞이했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새삼 광복절이 고맙다 생각 들면서, 오늘의 의미를 나 혼자만이라도 되새겨 본다. 1945년 8월 15일, 한반도는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에서 해방을 맞이했다. 우리는 이 날을 빛을 다시 찾은 날이라 하여 광복(光復)절이라 부른다.
대통령 경축사
광복절을 국경일로 지정하여 기념하는 이유는 두 번 다시 일제 식민지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데 있다. 올해 윤석열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일본과의 과거사를 언급하는 대신 한미일 공조를 강조했다. 현 정부가 보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 중국, 그리고 북한으로 대표되는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은 당연히 미국, 일본과 손잡고 이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면서 내부를 향해 한미일 공조를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공산 전체주의 맹종 세력'이라 비판한다. 경축사 내용을 보면서 혹시나 하고 달력을 한번 확인했다. 1970~80년대로 돌아간 줄 알았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서방국가와 동구권 국가가 편을 나눠 싸우던 냉전 질서가 30여 년 만에 부활한 것인가. 젊은 세대는 낯설지 모르겠지만, 50대 이상의 분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듯해 기분 좋을지도 모르겠다.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제일 피곤한 일인데, 이건 적응할 필요조차 없다.
치열한 극장가
<밀수>를 시작으로 <비공식작전>,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각사의 명운이 달린 텐트폴 영화들이 한주 간격으로 개봉하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비공식작전>과 <더 문>은 치명상을 입고 벌써 그 대열에서 탈락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오늘 광복절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유니버설과 처음 손잡은 기대작 <오펜하이머>, 오랜만의 한국 로맨틱 코미디 <달짝지근해 - 7510>, 정우성의 감독 데뷔작 <보호자>가 흥행전쟁에 참전했다.
<오펜하이머>가 상영관수를 가장 많이 잡았지만, 개봉 2주 차를 맞이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만만치 않게 상영관을 확보한 상태다, <달짝지근해-7510>은 상영관수는 적지만 관객점유율이 꽤 높다. 여기에 <밀수>, <미션 임파서블 - 데드레코닝 파트1>, <엘리멘탈>이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정우성의 <보호자>는 극장마다 상영회차가 얼마 안 되는 걸 보니 앞날이 어둡다. 업계는 입이 바싹 마르겠지만, 관객들은 선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 즐겁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동시에 개봉해 상영회차를 나눠가진 적이 얼마만의 일인가. 걱정은 업계의 몫이고, 일단 우리는 즐기자
'Now & th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를 열심히 살다! (0) | 2023.10.03 |
---|---|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0) | 2023.09.24 |
잼버리 대회, 채수근 상병 수사 관련 이슈를 지켜보며 - 책임지는 자가 없다!! (0) | 2023.08.12 |
2023년 여름, 한국 영화의 위기 (0) | 2023.06.17 |
기록하는 사람 (0) | 2023.04.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