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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 then

2023년 여름, 한국 영화의 위기

by homeostasis 202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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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편! 속편?

2023년 4월부터 <존 윅4>,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Vol.3>, <분노의 질주 : 라이드 오어 다이>, <인어공주>, <플래쉬>로 이어지는 극장가의 라인업을 보다 영화의 위기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전세계 인력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할리우드 조차 프랜차이즈, 리메이크가 아니면 영화를 만들 수 없게 된 걸까?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를 제외하면 오리지널 각본으로 된 블록버스터를 만나기 힘들어졌다. 몇 년 전, 스콜세지, 스필버그 등이 마블 영화가 헐리우드를 죽이고 있다고 한 발언이 현실화되는 중이다. 안정된 수익을 올리려고 프랜차이즈 영화에 의존하고, 이것이 새로운 영화에 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 

롯데시네마 홈페이지
<엘리멘탈> 빼면 다 프랜차이즈, 속편이다!!

할리우드는 축구로 치면 프리미어 리그 급이다. 프랜차이즈 영화에 집중한다는 것은 안정빵으로 네임드 선수들을 수집하는 식의 선수단 운영이다. 물론 프랜차이즈 영화를 잘 만드는 것도 오리지널 작품 만큼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 다만, 모든 영화가 프랜차이즈의 길을 걷으려 할 때, 영화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은 프랜차이즈가 아닌 영화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 한국 영화의 위기?

'<범죄도시2>를 제외하면 22년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가 <올빼미> 한 편뿐이다', 혹은 '개봉 못한 '재고'영화가 90편 가까이 된다', '신규 투자받는 영화가 전무하다'는 뉴스들이 쏟아지며 한국영화산업의 경고등이 여기저기서 울린다. 힘겹게 쌓아 올린 한국영화의 위상이 홍콩영화처럼 침체기로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업로드된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채널에서 최근 업로드된 <범죄도시의 성공에도 한국영화 위기론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의 한국영화 위기에 대해 참고가 될 설명을 하고 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일견을 권한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21년 한국영화 수익성 분석'에 따르면  21년에 개봉한 상업영화는 17편에 불과하며 평균 수익율은 -22.86%다. 17년의 18.3%에 비해 처참한 수준이다. 제작 완료하고도 개봉을 못한 영화도 부지기수며 일부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 IP를 넘기기도 한다. 극장값이 인상된 이후 대중들은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와 OTT로 볼 영화를 구분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투자가 얼어붙은 상황이라 하니 이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제작인력의 타 분야 유출 등으로 인해 한국영화 프로덕션의 수준이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국영화는 끊임없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이건 다른 산업들도 마찬가지다. 반도체가 잘 된다 해서 화수분처럼 영원히 성장할 수 없다. 60년대 첫 번째 전성기를 맞이한 한국영화는 TV의 보급과 군사독재정권의 경직성 등의 이유로 오랜 침체기에 빠졌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영화는 돈 주고 보기 아깝다, 할리우드 아니 홍콩영화에 비해 열등하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한국영화는 지난 20여년간 질적, 양적으로 기적이라 할 만큼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고,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아마도 그 원동력은 혁신에 대한 의지, 열망에 가득 찬 한국영화인들이다.

 

3. 결론은 볼만한 영화

잔인한 말이지만 위기 극복의 유일한 방법은 결국 양질의 한국영화를 만들어 관객이 다시 극장으로 오게 하는 것이다. 힘든 싸움이지만, 한편으로 익숙한 투쟁이기도 하다. 한국영화인들은 원래부터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대중을 상대로 오리지널 스토리의 영화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범죄도시> 같은 프랜차이즈의 성공은 한국영화에서 이례적인 것이었다. 규모와 스타 파워에 있어 할리우드에 열세인 한국영화는 창의력으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다. 만약 이 힘든 시기에 한국영화가 웰메이드 하면서 독창적인 작품을 높은 비율로 만들 수 있다면, 위기 극복은 물론 프랜차이즈의 늪에서 허우덕 거리는 할리우드에 새로운 구원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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