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품는다. “내 인생은 앞으로도 별 볼일 없을거야. 나만 뒤쳐진 거 같아.” 정답은 모두가 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할 시간에 지금 해야할 일을 찾아서 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슨 일이든지 잘 하려고 애쓰는, 의지 충만한 사람일수록 위와 같은 부정적 감정에 쉽게 발목 잡힌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본인이 기대하는 자기 능력과 객관적인 실제 능력 사이의 간극을 받아들이지 못해 생기는 결과다. 완벽해지려는 욕망이 마음을 좀 먹고, 생각이 고민을 낳는다.
지금 현역 감독 중 가장 위대한 감독을 꼽으라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들겠다. 20세기에 이미 법접할 수 없는 걸작을 남긴 그는 현재까지도 현역으로 활동중이다. 1971년에 첫 연출작을 내놓은 그는 43년간 도합 39편의 영화를 발표했는데, 카멜시의 시장으로 잠깐 외도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거의 일 년에 한 편씩 영화를 만든 셈이다. 좋은 시나리오를 찾고, 펀딩을 하고, 캐스팅에 관여하고, 정해진 일정과 예산 내에 촬영을 마무리짓고, 후반작업을 하고, 프로모션 일정을 소화하는, 지난한 영화 제작의 스케쥴을 쉼없이 이어왔다는 뜻이 된다. 만약 이스트우드가 완벽주의자였다면,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불가능했을 필모그래피라고 본다. 모르긴 해도 평생 농사일을 한 농부처럼 영화제작일을 했을 것이다. 불필요한 자의식을 앞세우기 보다 눈 앞의 일을 하나씩 해치우고, 그 노하우를 몸에 익히고, 또 다음 번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꾸준함과 성실함! 이것이 그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그러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지금 현재를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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