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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탈주자(Die Trying) - 4부 치명적 오해

by homeostasis 2024.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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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리처는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홀리와 함께 하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한다. 대단한 자신감인 동시에 시대착오적 낭만 영웅이다. 한편 끈질기게 홀리의 행방을 추적하던 FBI는 납치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 오류가 있으니...

1. 탈출 불가

리처는 워낙 긴급한 상황이라 뒷일 재지 않고 사람을 죽이고 말았다. 남은 두 놈이 동료가 죽은 걸 알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빨리 도망쳐야 한다!! 리처는 죽은 자의 몸을 뒤져 자동차 키를 찾는다. 불행히도 없다. 수갑 열쇠도 안 보인다. 걸어서 탈출은 무리다. 홀리의 무릎 때문에 얼마 못 가 잡히게 될 것이다. 그럼 먼저 숙소로 쳐들어가 두 사람을 죽여 버릴까? 숙소 앞엔 개가 있어 조용한 접근이 어렵다. 어떤 대안도 불가하다는 판단이 서자, 리처는 시체를 숲 속에 숨기고 시침 뚝 떼기 작전으로 나간다.

동이 트자 로더와 스티비가 마굿간으로 들어온다. 사라진 동료 때문에 엄청 화가 나 있다. 로더는 다짜고짜 샷건 방아쇠를 당긴다. 기둥이 박살 나고, 리처는 살상범위 밖으로 필사적으로 몸을 날린다. 한번 더 쏘면 총에 맞을 수밖에 없다. 이때 홀리가 로더 앞을 막아선다. '리처를 죽이고 나면 뒤처리하느라 시간만 늦어진다. 인질도 2명, 당신들도 2명인데 뭐가 문제인가' 홀리의 말에 로더가 흥분을 가라앉힌다. 납치범들은 홀리와 리처를 다시 짐칸에 태우고 차를 출발시킨다. 이번에는 홀리가 리처를 구했다. 이제 두 번 다시 탈출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하나 남은 매트리스에 함께 몸을 누인 홀리와 리처는 본능적으로 서로의 입술을 탐한다.

 

2. 추격(1)

FBI는 느리지만 끈질기게 홀리를 추적한다. 브로건은 훔친 렉서스 옆에서 발견된 흰색 페인트 깡통에 주목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브로건만은 훔친 차를 흰 페인트로 덧칠한 게 아닐까 의심한다. 페인트 붓에 지문도 남아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문 감식에 들어간다. 이것만이 아니다. 세탁소 CCTV 영상에서 추출한 납치범 사진을 들고 인근 철물점을 샅샅이 훑는다. 한 철물점 주인 노파가 사진 속 남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사건 당일 페인트를 사러 왔던 손님이라고 한다.

브로건은 그다음 단계로 시카고 전역에 흰색 트럭 도난 신고 내역을 조회한다. 다행히 한 건만 접수되어 있었다. 차주(車主)는 전기 기술자인데 평범한 트럭 도난 사고에 FBI 정예요원이 정성스럽게 질문하는 모습에 크게 감동받는다. 불 탄 픽업트럭에 대한 조사도 계속된다. 트럭에서 흙을 채취해 지질학자들에게 성분의뢰를 맡긴다. 이 학자들은 모하비 사막을 지난 게 분명하다며, 확신에 찬 보고서를 제출한다.

페인트 붓의 지문은 31세 성범죄 전력의 피터 웨인 벨로 밝혀진다. 그는 동네 주민 3명의 보증으로 집행유예를 받았다. 리처에 의해 황천길로 간 강간미수범이 바로 이 남자다. 백색 트럭을 판매한 대리점 직원은 누가 이 차를 샀는지 구매자의 인적사항을 찾느라 옛날 서류를 다 뒤졌다. 차의 주인은 모하비 사막에서 80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 사는 농부 더치 보켄이었다.

한편 애리조나의 한 베테랑 경찰은 도로 순찰 중 차선 변경 법규를 위반한 흰색 트럭을 발견해 보고한다. 잠시 후 본부에서 지원 병력이 올 때까지 들키지 말고 추적하라는 명령이 내려온다. 30분 뒤 50대의 차량과 다섯 대의 헬기가 경찰과 함께 흰색트럭을 추적한다. 도로는 봉쇄되고 경찰 100여 명이 리볼버와 샷건을 들고 흰색 트럭을 에워싼다. 트럭의 짐칸에는 기대했던 홀리 대신 밀입국을 시도한 서른 명가량의 멕시코인들이 타고 있었다. 대작전은 이렇게 무위로 돌아간다.

 

3. 그들만의 나라

서로의 몸을 의지한 채 정처 없이 끌려가는 리처와 홀리. 짐칸 지붕에는 어제와 달리 샷건 때문에 작은 구멍이 벌집처럼 뚫려있다. 리처는 그 구멍의 숫자를 세며 지루함과 공포를 견딘다. 총 113개의 구멍, 그리고 납치된 지 51시간째!! 숫자 마니아 리처는 소수 113과 소수가 아닌 51의 연관 관계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홀리는 밤하늘이 문득 너무나도 보고 싶어 진다. 둘의 몸이 다시 가까워지고, 홀리는 리처의 다리를 자기 넓적다리 사이에 낀다. 음흉한 상상은 섣부르다. 홀리는 아픈 무릎 때문에 이런 자세를 취한 것뿐이다.

드디어 차가 멈춘다. 악당들의 본거지에 도착한 것이다. 숲 속 어딘가에 막사가 지어져 있고, 5~60명의 사람들이 홀리와 리처를 에워싼다. 하나같이 얼굴에 위장크림을 발랐다. 개 중에 아이들도 보인다. 대체 이들은 누구이고, 여기는 어디인가? 로더가 운전석에서 내려 자랑스럽게 말한다. "새로운 나라"

 

4. 추격(2)

홀리가 납치된 지 60시간이 흘렀다. FBI 시카고 지부의 맥그래스 국장, 브로건, 밀로셰비치의 끈질긴 수사는 조금씩 결실을 거둔다. 워싱턴의 지질학자들은 트럭 밑바닥에 붙은 흙과 돌조각을 분석해 이 트럭이 몬테나 주(主)에서 주로 운행됐다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

브로건은 트럭의 소유주 더치 보겐이 대출 상환에 시달리다 샷건을 입에 물고 자살한 기록을 확인한다. 그다음부터 트럭의 행방이 묘연한데, 아마도 아들 보우 보켄이 타고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들놈이 걸작이다. 극우파 민병대 지도자로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발생한 이천만 불 상당의 무기명채권 강탈 사건의 용의자로 수배 중이다. 상습적 성범죄자 피터 웨인 벨이 강간 혐의로 입건됐을 때 알리바이를 대 3인 중 하나라는 것도 밝혀진다. 우리는 목수를 처참히 살해한 전기톱 학살자가 보우 보켄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수사의 방향이 제대로 잡혔다. 노스다코타의 한 시골 도랑에선 잭 리처가 갖다 버린 피터 웨인 벨의 시체가 발견된다. 불 타 죽은 치과의사 루빈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회하여 트럭 렌털 기록까지 찾아낸다. 이제 웹스터 국장이 수사 지휘를 직접 맡기로 결정한다. 프로파일러 부서는 납치범 세 명과 다른 행동패턴을 보이는 사진 속 거구의 남자, 즉 잭 리처에 주목한다. 유럽 쪽 용병이나 전문 테러리스트일 것으로 추측하고 신원 파악에 속도를 높인다.

웹스터 국장과 시카고 지부의 3인은 피터 웨인 벨의 시체가 발견된 노스코스타에 모인다. 현지 요원은 국장 앞에서 피터의 사인을 상세하게 브리핑한다. 범인은 피터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는데, 그 결과 척추가 부서지고, 내장이 떡처럼 변했다. 웹스터 국장은 사람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자는 거구의 남자뿐이라 확신한다. 수사 지휘부는 납치범의 리더로 잭 리처를 지목하기에 이른다. 독자들로서는 애가 탈 노릇이다.

※ 5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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