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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Everything is 4 - 제이슨 데룰로(Jason Derulo)

by homeostasis 2024.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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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음악보다 어릴 때 즐겨 듣던 것을 계속 듣게 된다. 자연히 트렌드와 멀어지게 되는데, 2015년 발매된 제이슨 데룰로의 <Everything is 4> 앨범을 우연찮게 듣고 놀랬던 적이 있다. 최신 팝인데 '어? 이거 80's 바이브!'란 말이 절로 나온다. 덕분에 대세 뮤지션 위켄드(Weekend)를 접할 땐 레트로가 유행이 됐다 이해할 수 있었다.

제이슨 데룰로의 4번째 스튜디오 앨범 <Everything is 4>은 재미가 있다. 앨범의 목적은 '신나는 음악'이다. 이를 위해 8~90년대 흥했던 온갖 장르를 가져와 2010년대에 맞게 포장한다. 꼴라쥬 하듯 다양한 소스를 잘라 붙여 하나의 곡으로 만드는데, 이질적인 요소들이 충돌하되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게 들린다. 수록곡들의 장르도 다 제각가인데, 이걸 하나로 묶는 것은 데룰로의 탁월한 노래실력과 '유희 정신'이라 하겠다. 복고적이면서도 촌스럽지 않고, 노골적으로 즐거움을 추구하지만 경박하지 않다. 웰 메이드 앨범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총 11개 트랙이 들어 있는데 5~10번째 트랙까지 케이 미셀, 메간 트레이너, 스티비 원더, 제니퍼 로페즈와 같은 쟁쟁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한 곡들로 채워져 있다. 작곡가, 프로듀서로도 맹활약 중인 제이슨 데룰로의 위상을 알 수 있다.

 

1. Want to want me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 Ian Kirkpatrick, Samuel Martin, Lindy Robbins, Mitch Allan / 프로듀서 : Ian Kirkpatrick

촘촘한 리듬이 만든 그르부에 데룰로의 쫄깃한 가성이 어께를 들썩이게 한다. 바로 이어지는 후렴은 80년대 말 데비 깁슨, 티파니의 틴 팝을 연상시킨다. 훅만 들으면 흑인 뮤지션의 노래인지 짐작도 못할 것 같다. 이 앨범의 리드 싱글로 빌보드 핫 100 차트 5위까지 오른 곡이다.

 

2. Cheyenne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 Ian Kirkpatrick, Samuel Martin, Lindy Robbins, Jason Evigan, Robin Weisse, Lomax / 프로듀서 : The Monsters & The Strangerz, Ian Kirkpatrick

80년대 팝 락 스타일의 노래다. 과거 사운드인데 신디 사이저와 리듬은 묵직한 힙합이다. 두 번째 벌스부터 들리는 기타 연주는 딱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데룰로의 감정 실린 보컬이 일품인데, 후반부의 가성을 듣노라면 이러다 하늘로 승천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상승감을 느끼게 한다. 곡을 마무리하는 키보드 멜로디가 80년대 외화 시리즈의 테마곡 같은 느낌도 준다.

 

3. Get Ugly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Jason Evigan, Eric Frederic, Sean Douglas / 프로듀서 : Rick Reed

뉴 키즈 언더 블록이 불렀을 것만 같은 힙합 댄스 넘버다. 벌스의 힙합 사운드와 후렴의 듣기 편한 멜로디를 뻔뻔하게 붙여 놓았다. 뻔뻔해서 재미있다. 곡 마지막의 포인트 리프를 키보드로 변주해 들려주는 파트가 굉장히 멋지다.

 

4. Pull Up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Will Lobban-Bean, Charlie Puth, Alexander Izquierdo, Michael Crooms / 프로듀서 : Cook Classics, Mr Collipark, Charlie Puth

트랜디한 힙합 사운드 위에 천진난만한 멜로디를 얹었다. 선명한 멜로디의 후렴 대신 포인트 리프로 하이라이트를 꾸민다. 브리지에선 난데없이 데룰로의 애절한 R&B 보컬이 등장하고, 다시 장난기 가득한 사운드로 돌아간다. 처음 들을 땐 어색한데 곡이 끝날 때쯤엔 포인트 멜로디에 맞춰 손뼉을 치게 된다.

 

5. Love Like That (feat.K.Michelle)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Christian Ward, Michael Herandez, Arin Ray, Lyrica Anderson, Froyd Bentley, Ben Shapiro, Jordan Hollywood / 프로듀서 : Hitmaka, The Mekanics, Dreamstate

앨범 중반부터 화려한 라인업의 피쳐링진과 함께 한 곡들이 이어지는데 이곡 <Love Like That>이 신호탄이다. 케이 미셀의 철심 박은 듯한 샤우팅과 그 사이를 미꾸라지처럼 왔다 갔다 하는 데룰로의 보컬 조합이 인상적인 발라드다. 

 

6. Painkiller (feat. Meghan Trainor)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John Carlsson , Ross Golan, Meghan Trainor / 프로듀서 : Johan Carlsson, Meghan Trainor

또 한명의 레트로 전문 아티스트 메간 트레이너가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한 <Painkiller>는 라틴 댄스와 힙합의 매쉬업이다. 오직 댄스 플로어를 위한 넘버로서 메간 트레이너의 곡에 제이슨 데룰로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듯 메간 트레이너의 지분이 높다. 후렴에 건반으로 박력 있게 연주하는 라틴 멜로디가 귀를 즐겁게 한다.

 

7. Broke(feat. Stevie Wonder, Keith Urban)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Charlie Puth, David Brook / 프로듀서 : Charlie Puth

스티비 원더, 키스 어반과 함께 한 <Broke>는 이 앨범을 관통하는 유희 정신을 정확히 상징하는 곡이다. 기타와 하모니카로 상징되는 서던 록에 힙합을 결합해 기묘한 조화를 만든다. 몇 년 뒤 차트를 지배하게 될 릴 나스 X의 <Old Town Road>를 예고하는 듯하다. 단독 프로듀싱을 맡은 찰리 푸스의 이름도 주목하자.

<Broke>

 

 

8. Try Me(feat. Jennifer Lopez, Matoma)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Lindy Robbins, Shy Carter, Marvin Gaye, Odell Brown, David Ritz / 프로듀서 : Maytoma

마빈 게이의 <Sexual Healing>를 가져와 정글, 레게의 기운을 더한 썸머 뮤직이다. 최초 제니퍼 로페즈에게 줄 목적으로 작업했다고 한다.

 

9. Love Me Down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 Ian Kirkpatrick, Taylor Parks / 프로듀서 : Ian Kirkpatrick

앨범의 후반부를 여는 <Love Me Down>은 <Want to want me>와 쌍둥이 같은 곡이다. 펑키한 기타 연주, 깔끔한 신시사이저로 80년대 말 댄스 팝을 재연한다. 브리지에 랩 파트는 K팝 스타일이라 이것 또한 처음 들을 때 신기했다.

 

10. Trade Hearts (feat. Julia Michaels)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Andrew "Pop" Wandse, Warren "Oak" Felder, Julia Michaels / 프로듀서 : Pop & Oak

줄리아 마이클스와의 듀엣곡 <Trade Hearts>는 절절한 러브송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 속에서 남녀가 서로의 진심을 애절하게 노래한다. 중간에 휘몰아치는 현악 세션이 신의 한수다. 차가운 사운드에 따뜻한 스트링이 더해져 곡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11. X2CU

작사 / 작곡 : Jason Derulo, Floyd Hills, Marcella Aracia, Sean Douglas, Bjmekk, James Roston, Sonny Alves / 프로듀서 : Denja

<X2CU>는 이 앨범에서 가장 러닝 타임이 긴 곡이다. 따박따박 규칙적인 리듬에 흥겨운 코러스가 반복되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라 이걸로 어떻게 5분을 채울까 걱정했다. 하지만 중간에 아카펠라가 휙 들어오며 간결한 댄스팝이 소울 넘치는 R&B로 전환되는 놀라운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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