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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봐서 나쁠 건 없는 영화(★★)

이퀄라이저(The Equalizer) 2014년 - 1부 노인과 창녀(리뷰편)

by homeostasis 2024.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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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콜(덴젤 워싱턴 / Denzel Washington 분)에게 10대 매춘부 테리(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 Chloe Grace Moretz 분)가 묻는다. "다음 번 읽을 책은 뭐예요?" 늙은 남자 맥콜의 취미는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 리스트를 정복하는 것이다. 맥콜은 이렇게 답한다. "기사가 사라진 세상에 스스로 기사라 믿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야."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를 로맨틱하게 요약한 이 대사는 <이퀄라이저>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 로그라인이기도 하다.

1. 아주 근사한 초반부

덴젤 워싱턴은 미 정부 소속 암살자 맥콜을 연기한다. 맥콜은 어두운 과거를 묻고(부인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듯) 지금은 대형 공구 판매점의 점원으로 살고 있다. <이퀄라이저>의 오프닝 시퀀스는 영화적 스토리텔링의 모범 사례다. 대사 한 마디 없이 맥콜의 집 구석구석을 살핀다. 시계 알람이 올리는 데 방 주인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있다. 침대 시트는 흐트러짐 하나 없고, 보이는 모든 곳은 깨끗이 정돈되어 있다. 맥콜은 익숙한 동작으로 머리를 면도하고, 칫솔로 운동화의 먼지를 닦는다. 수십년 동안 지켜온 아침 루틴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다. 

영화의 초반부는 기대 이상이다. 감독 안톤 후쿠아는 할리우드 영화 답지 않게 설명을 최소화한다. 덴젤 워싱턴이라는 위대한 배우는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한다. 관객은 맥콜을 지켜보며 이 캐릭터가 외로운 영혼이며 아물지 않은 상처로 고통받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맥콜은 심야 레스토랑에서 테리를 만난다. 둘은 서로가 외로운 영혼임을 알아본다. 한 두 번 말 섞은 것 뿐인데도 맥콜은 이 소녀를 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된다.

 

2. 전형적 장르영화로 전락하다!

10대 매춘부를 구원하는 스토리는 <택시 드라이버>, 전직 특수요원이 단신으로 악당을 박살내는 내용은 <테이큰>, 사적 심판이라는 측면에선 <데스 위시>로 대표되는 자경단 장르의 내러티브를 따라간다. 이런 유사성은 비난 거리가 될 수 없다. <이퀄라이저>는 장르 영화이며, 장르 영화는 검증된 패턴을 반복한다. 연출자는 장르의 익숙하고 편한 길을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캐릭터에 포커스를 둠으로써 전형성을 벗어나려 하던 영화는 1/3 지점을 지나며, 구체적으로 첫번째 액션 시퀀스부터 전형적인 액션 스릴러가 되기로 결심한다. 맥콜의 적은 일개 포주, 부패 경찰, 전세계적 규모의 러시아 마피아로 확장되고, 감정이 중요한 영화에서 슈퍼 히어로 액션 무비를 닮아간다. CG와 온갖 스타일로 치장된 액션 연출은 정성껏 쌓아 올린 감정선을 박살낸다. 그럭저럭 볼만한 액션 스릴러로 만족하기엔 근사한 초반부가 아깝다. <이퀄라이저>는 북미 기준 2014년 9월 26일 개봉해 2억 달러에 달하는 수입을 올렸다. 그 결과 3편까지 이어지는, 덴젤 워싱턴 최초(아마도 유일한)의 프랜차이즈 영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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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글 : 줄거리 소개

 

이퀄라이저(The Equalizer) 2014년 - 2부 줄거리 및 세부정보

1. 줄거리1) 노인과 창녀다시 또 아침해가 뜬다. 맥콜(덴젤 워싱턴 / Denzel Washington 분)은 언제나 그렇듯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머리를 면도하고 칫솔로 운동화의 먼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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