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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두번 봐도 재밌는 영화(★★★)

소림36방(少林三十六房 / The 36th Chamber of Shaolin) 1978년 : 1부 맨손으로 반역의 깃발을 들어라!

by homeostasis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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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 없이 살던 어물전집 아들 유유덕은 학교에 갔다가 선생에게 의식화되어 역모에 가담한다. 옳고 그름을 몰랐을 때는 하루하루가 즐거웠는데 옳고 그름을 배우고 나니 인생이 고달프다. 함께 한 동지는 하나 둘 체포되고, 부모까지 만주족 관리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 하루아침에 비참한 인생이 된 유유덕은 복수를 위해 소림사의 문을 두드린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쿵후 영화 <소림36방>은 뜻밖에도 불온한 혁명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소림36방 포스터

 

1. 기초 정보

 

쇼 브라더스(邵氏兄弟 / Shaw Brothers)는 1978년 춘절 시즌을 겨냥한 텐트폴 영화로 <소림36방>을 발표했다. 기대와 달리 춘절 흥행은 골든 하베스트의 코미디 <대살성여소매두>(감독 오우삼)가 1위를 차지하니(참고로 1978년 홍콩 박스오피스 1위는 '부동의 강자' 허관문의 <매신계>이고, <소림36방>은 성룡의 <취권>, <대살성여소매두>, <사망유희>에 이어 5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대살성여소매두>를 이야기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소림36방>은 홍콩을 넘어 일본, 한국 등 동북아 남자들의 피를 들끓게 했고, 심지어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Staten Island) 빈민가의 청년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우탱클랜의 리더 르자(Rza)의 이야기다. <소림36방>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만약 누군가 당신의 존엄을 짓밟는다면,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강해져야 한다. 가진 것이 없다고 좌절하지 마라. 신체를 단련한다면 누구라도 강해질 수 있다.

쇼브라더스의 메인 무술감독 유가량(劉家良 / Lau Kar-Leung)의 다섯번째 연출작인 <소림36방>은 주연을 맡은 감독의 의형제 유가휘(劉家輝 / Gordon Liu Chia-Hui)를 동북아에서 가장 유명한 대머리 배우로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한국에서는 유가휘를 동양의 율 브린너라고 소개했다. 시나리오는 언제나 그렇듯 예광(倪匡 / Ni Kuang)의 이름이 크레디트에 올라있다.

 

2. 무술 능력

 

주연배우 유가휘가 비장한 얼굴로 등장해 격투 장면에서 사용할 쿵후 안무를 미리 선보이며 영화가 시작된다. 이 시기 많은 쿵후 영화가 오프닝 시퀀스로 주연 배우의 단독 무술 퍼포먼스 영상을 사용했다. 이 공식이 해당 장르에 보편적으로 퍼지게 된 계기 등은 조사가 더 필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왜 이런 프롤로그를 붙였을까는 추정할 수 있다.

쿵후영화는 실제 무술 연기가 가능한 주연 배우가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래서 이 오프닝은 참가 자격을 등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가휘는 신들린 듯한 표정으로 기합 소리를 내며 멋진 동작을 보여준다. 집중한 배우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해 제의나 주술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3. 시대적 배경

 

이 장면이 끝나면 정성공 휘하의 은 장군(유가영 / 劉家榮 / Lau Kar Wing)이 레지스탕스의 일원인 호 선생과 술병을 기울이는 주점 장면으로 전환된다. 정성공은 막강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대만에 근거지를 구축하고 광동 지역을 중심으로 반청복명 투쟁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었다. 청나라 초기에 만주족 입장에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 바로 정성공이었다. 호 선생은 정성공의 부하 은 장군과 호응해 모종의 거사를 계획중이다.

반란 세력 소탕을 책임 진 천달 장군은 광저우 중심가 성문 앞에서 반청복명 가담자를 공개 처형 한다고 공표한다. 은 장군은 조정의 고위관료가 처형을 참관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현장에서 관료를 암살하기로 결심한다. 호 선생은 체포된 동지들이 모진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는다며 그 의기를 칭송하고, 은 장군은 성공 유무와 관계없이 현장에서 목숨을 버릴 것임을 예고한다. 두 사람은 왜 그래야 하는지 따져 묻지 않는다. 옛 영화 속 영웅들은 대의를 위해 목숨 내놓는 것을 당연히 여겼다. 관객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요즘 영화는 희생을 납득시키기 위해 별도의 서사가 필요하다. 개인 보다 집단, 사익보다 대의를 중요시 여겼던 시대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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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36방(少林三十六房 / The 36th Chamber of Shaolin) 1978년 : 2부 맨손으로 반역의 깃발을 들어라!

은 액션 못지않게 스토리텔링이 훌륭하다. 진행 템포가 빠르고 전개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스토리는 크게 ①주인공의 고난 → ②소림사에서 무술 수련 → ③고수로 거듭난 이후의 복수,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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