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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4부 성공 이후 추락

by homeostasis 2023.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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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아인(양가인 / 梁家仁 / Bryan Leung Ka Yan)은 주소룡(주성치 / 周星馳 / Stephen Chow Sing Chi)의 재능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주소룡을 속여 내기 당구판으로 이끌고, 본인은 판돈을 챙긴다. 주소룡은 이것이 도박판인 줄은 모른 채로 연전연승을 거두고, 아인이 주는 가짜 트로피에 속아 홍콩의 당구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줄로 착각한다. 주소룡이 '당구의 신(新)' 칭호가 새겨진 트로피를 들고 이제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다며 일인자의 허무감을 토로하며 눈물짓기도 한다. 이 순간, <도성타왕>은 아찔한 하강의 드라마를 펼치기 시작한다.

더 이상 당구로 오를 곳이 없다며 슬퍼하는 주성치

주소룡이 내기 당구판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80년대 영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음악 + 몽타주 시퀀스로 연출된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주성치의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이 점점 세련되어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성치가 직접 당구 치는 장면도 자주 등장하는데 난이도가 높지 않은, 비교적 득점하기 쉬운 위치의 공이지만 당구 치는 폼과 샷이 시원시원하다.

악당의 음모

아인은 주소룡 덕분에 좋은 집, 멋진 옷과 차, 밤새도록 여성들과 클럽에서 놀 수 있을 만큼의 돈을 쥐게 된다. 하지만 이런 날이 영원할 수는 없다. 소룡은 아인이 자신을 내세워 뒤에서 돈을 벌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크게 분노한다. 또한 비열한 조직 보스 용형은 주소룡의 아버지가 타이오에 넓은 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음모를 꾸민다. 아인을 협박, 주소룡이 타이오의 땅을 걸고 당구 시합을 하게 만들어 홀라당 집어삼키려 한다. 아인은 그저 자기가 살기 위해 악당들의 뜻을 따른다.

돌아온 탕아

아인에게 실망해 타이오로 돌아온 주소룡이 부둣가에서 아모와 반갑게 해후하는 장면은 <도성타왕> 회심의 개그다. 주소룡과 아모가 서로를 발견하고 슬로모션으로 달려오는데, 원래는 포옹으로 마무리하는 게 정석인데, 주성치는 '아모' 모순균을 향해 펀치를 날린다. 영화 처음부터 계속 반복되어 온 두 사람의 어린 시절 장난 같은 것이다. 아모는 주소룡을 사랑하는데, 주소룡은 이를 부담스러워하고 자기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두 사람의 외모 비교도 흥미롭다. 아모는 변함없이 순박한 모습 그대로인데, 주소룡은 도시 사람이 다 되었다.

주소룡의 등에 문신을 새기는 주비홍

타이오까지 따라온 아인은 아버지 주비홍에게 주소룡이 홍콩에서 쿵후와 당구를 접목시켜 일인자가 되었고, 이제 외국인과 싸워 이소룡처럼 전 세계에 쿵후를 알려야 하는 일만 남았다고 부추긴다. 국제적인 시합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보증으로 땅문서가 필요하다 사기를 치고, 주비홍은 아들의 성공을 위해 아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주비홍 역의 원화가 비장하게 주성치를 불러내 '이제 너는 이소룡의 전인'이라며 등에 ‘용적전인’이란 한자를 문신으로 새기는 장면 또한 박장대소가 터질만한 씬이다. 엄청 진지한 표정으로 문신을 새기는 원화와 고통을 참기 위해 쌍절곤을 입에 문 주성치!! 하지만 원화는 이 와중에 한자 하나를 잘못 쓰는 실수를 범한다.

정해진 수순

부푼 기대를 안고 홍콩으로 온 주비홍과 주소룡 부자, 아모는 앞으로 닥칠 불행을 알지 못한 채 관광과 쇼핑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마침내 다가온 결전의 날!! 주소룡의 상대로 섭외된 이는 스누커(Snooker / 영국에서 유래된 당구 시합 종목)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지미 화이트(Jimmy White)다. 실제 당구 챔피언을 캐스팅한 것에서 제작자 이수현이 이 영화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가 보인다. 지미 화이트의 실력이 워낙 대단한 데다 주소룡이 뒤늦게 이 시합에 아버지의 땅이 걸려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게 된다. 쉬운 샷도 실패하니 승부는 보나 마나 뻔하다. 주소룡이 패배하는 과정은 지켜보기가 많이 힘들다. 주인공들이 순박한 시골 사람들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모순균&#44; 주성치 콤비의 즐거운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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