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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라이저(The Equalizer) 2014년 - 1부 노인과 창녀(리뷰편) 맥콜(덴젤 워싱턴 / Denzel Washington 분)에게 10대 매춘부 테리(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 Chloe Grace Moretz 분)가 묻는다. "다음 번 읽을 책은 뭐예요?" 늙은 남자 맥콜의 취미는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 리스트를 정복하는 것이다. 맥콜은 이렇게 답한다. "기사가 사라진 세상에 스스로 기사라 믿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야." 세르반테스의 를 로맨틱하게 요약한 이 대사는 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 로그라인이기도 하다.1. 아주 근사한 초반부덴젤 워싱턴은 미 정부 소속 암살자 맥콜을 연기한다. 맥콜은 어두운 과거를 묻고(부인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듯) 지금은 대형 공구 판매점의 점원으로 살고 있다. 의 오프닝 시퀀스는 영화적 스토리텔링의 모범 사례다. 대사 한 마디 없.. 2024. 11. 14.
맨헌트(追捕 / Man Hunt) 2017년 - 녹슨 총 다카쿠라 켄(高倉 建) 주연의 일본영화 (1976년)는 문화 대혁명 이후 중국 본토에서 개봉한 최초의 외국영화다. 이런 연유로 중국에서 대흥행을 했고, 다카쿠라 켄 또한 중국 내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게 된다. 2014년 다카쿠라 켄이 사망하자 홍콩의 메이저 영화사 '미디어 아시아'가 오우삼을 초빙,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할리우드에서 중국으로 컴백한 오우삼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대형 시대 에픽( 2부작, 2부작)에만 매달렸는데 그중 4천5백만 불이 투입된 의 흥행실패는 재앙이 되어 오우삼을 코너로 몰았다. 건강 상의 이슈까지 겹쳐 최악의 시간을 보내던 오우삼에게 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었다. 현대 배경의 액션 스릴러는 시대극에 비해 훨씬 부담이 적다. 무엇보다 이 장르는 오우삼이 가.. 2024. 11. 13.
꼬마유령 캐스퍼(Casper) 1995년 - 달콤한 인생 요즘도 어린이 채널에서 를 종종 볼 수 있다. 몇십 년 전의 셀 애니메이션이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기술적인 완성도에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은 더 하다. 만화 영화를 볼 때 자기가 직접 그 안에 있는 것처럼 몰입을 한다. 상상력과 공감능력이 어른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꾸중 듣는 장면을 볼 때, 아이들은 마치 자기가 꾸중 듣는 것 마냥 가슴을 졸인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마징가 Z를 조종하고, 요술공주 밍키에게 풋사랑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은 꿈의 영화나 다름없다.오래전부터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은 꾸준히 시도되었다. 디즈니의 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매체를 합치는 일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상황을 미리 .. 2024. 11. 12.
붉은 10월(The Hunt for Red October) 소련 체제에 환멸을 느낀 함장 라미우스(숀 코너리 / Sean Connery)는 최신형 잠수함 붉은 10월호를 이끌고 미국 망명을 시도한다. 소련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을 총동원해 붉은 10월 사냥에 나서고, 라미우스의 의도를 알지 못하는 미국은 소련군의 이상징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붉은 10월호를 추적한다. 모두의 적이 되어버린 라미우스는 원하는 대로 망명에 성공할 수 있을까?1. 미친 맥티어난1987년부터 1990년까지 존 맥티어난(John McTiernan) 감독은 (1987년), (1988년), (1990년)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세 작품 모두 액션 장르의 손꼽히는 수작이 됐으니 미다스의 손이 따로 없다. 가 가장 유명할 테지만 역시 이에 못지않은 명작으로 잠수함 장르의 레퍼.. 2024. 11. 11.
007 살인번호(Dr. No) 1962년 - 저개발의 기억(리뷰편) 부터 로 끝난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 무비들은 과거의 007 시리즈를 해체하여 보다 진지한 영웅 서사로 거듭나려 했다. 21세기에도 프랜차이즈를 계속 이어 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던, 일종의 '역사 전쟁'과도 같은 작업이었다. 007 시리즈는 최초 부터 남성 판타지를 노골적으로 자극하는, 뻔뻔한 오락영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 정체성 확립는 1962년 기준으로 잘 만들어진 엔터테인먼트다. 본드가 자메이카에 도착하는 영화의 1/3 지점까지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유려한 장면들의 연속이다. 영화에서 처음 본드가 등장하는 카지노 시퀀스는 그중에서도 백미다. 만만치 않은 상류층 여자와 멋진 슈트빨의 농익은 남자가 서로를 희롱한다. 주연을 맡은 숀 코너리는 능숙한 사내를 능숙하게 연기한다. 위험해 보이고, .. 2024. 11. 10.
Everything is 4 - 제이슨 데룰로(Jason Derulo)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음악보다 어릴 때 즐겨 듣던 것을 계속 듣게 된다. 자연히 트렌드와 멀어지게 되는데, 2015년 발매된 제이슨 데룰로의 앨범을 우연찮게 듣고 놀랬던 적이 있다. 최신 팝인데 '어? 이거 80's 바이브!'란 말이 절로 나온다. 덕분에 대세 뮤지션 위켄드(Weekend)를 접할 땐 레트로가 유행이 됐다 이해할 수 있었다.제이슨 데룰로의 4번째 스튜디오 앨범 은 재미가 있다. 앨범의 목적은 '신나는 음악'이다. 이를 위해 8~90년대 흥했던 온갖 장르를 가져와 2010년대에 맞게 포장한다. 꼴라쥬 하듯 다양한 소스를 잘라 붙여 하나의 곡으로 만드는데, 이질적인 요소들이 충돌하되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게 들린다. 수록곡들의 장르도 다 제각가인데, 이걸 하나로 묶는 것은 데룰로의 .. 2024. 11. 9.
에린 브로코비치에게 1. 과거 글을 보고 아래는 2001년 1월, 20대 중후반 시절에 썼던 글이다. 를 보고 영화 속 주인공에게 편지하듯 썼는데 지금 보니 유치하기 짝이 없다. 글에 담긴 생각 역시 얕다. 20여 년 전 내가 가졌던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구나 싶어 새삼스럽다. 양성 평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같은 인권 감수성이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높아졌다. 역으로 여성 혐오 정서, 젠더 갈등 또한 격렬하게 표출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정도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지만 최소한 인간이 성별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명제에는 다들 동의하지 않을까? 2. 에린 브로코비치 에게한때는 .. 2024. 11. 8.
황비홍4 - 왕자지풍(黃飛鴻之四王者之風 / Once Upon a Time in China IV) 1993년 : 1부 쇼 머스트 고 온!!(리뷰편) 은 골든 하베스트와 서극(徐克 / Tsui Hark), 오사원(吳思遠 / Ng See Yuen)이 만든 '황비홍(Once Upon a Time in China)'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치명적인 약점을 감수하고 출발했다. 시리즈의 정체성과 같았던 이연걸이 하차하고, 신인 조문탁이 그 자리를 메웠다. 골든 하베스트는 계약 상의 문제로 이연걸을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프리가 된 이연걸이 영성오락의 향화강 사장, 왕정 감독과 손잡고 을 급히 제작해서 공개한다. 1993년 4월 1일 개봉한 은 흥행에도 성공하는데, 사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왕정식 코미디에 황비홍을 어설프게 갖다 붙인 졸작이었다. '황비홍' 시리즈를 처음 기획, 각본, 연출을 도맡아 온 서극이 이 영화를 보고 얼마나 참담한.. 2024. 11. 7.
로미오 머스트 다이(Romeo Must Die) 2000년 - 2부 줄거리 및 상세정보 1. 줄거리※ 스포일러가 목적인 글입니다. 경고!!1) 오클랜드의 망나니캘리포니아 주 서부 연안의 대표적 항구도시 오클랜드! 항만 지역의 각종 이권을 두고, 흑인 갱과 중국계 마피아가 오랜 시간 갈등 중이다. 삼합회 보스 추 싱(헨리 오 - 歐亨利 / Henry O)에게는 망나니 아들 포(존 킷 리 / Jon Kit Lee)가 있는데, 그가 여자 셋을 끼고 클럽을 방문한다. 흑인 손님이 대부분인 클럽에서 포가 끈적한 랩 댄스 - 영화에서 가장 뜨거운 장면으로 섹시 댄스의 수위가 아주 높다. 한국계 그레이스 박이 댄서 중 하나를 연기했다 - 를 즐긴다. 이것은 의도된 도발인가? 철부지의 만용인가? 참다못한 클럽의 바운서 하나가 꺼지라고 일갈하며 시비가 붙는다. 추의 오른팔이자 조직의 넘버 투, 무엇보다 '.. 202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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