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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Mystic River) 2003년 - 2부 사라진 시간대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전화를 걸어 가 빈 손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말을 전할 때가 집행위원장을 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순간이라 회고했다. 왜 아니겠나. 는 곱씹을수록 대단한 영화다. 영화의 감동이란 게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 옅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는 반대다. N차 관람을 할수록 영화의 정서적 울림이 커진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 성인이 된 데이브(팀 로빈슨 / Tim Robbins), 지미(숀 펜 / Sean Penn), 션(케빈 베이컨 / Kevin Bacan)을 차례로 소개하는 장면이 그렇다. 단순한 인물 소개 장면 같은데도 해석의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그 해석의 여지는 이스트우드 특유의 화법에서 비롯된다. 그 화법이란 침묵과 생략이다. 에서 이스트우드는.. 2023. 10. 20.
엑스 파일(The X - File) 시즌 1 - 5화 The Jersey Devil 5화 타이틀로 쓰인 'The Jersey Devil'은 미국 저지 남부 지역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괴수의 이름이다. 외계인에 대한 집착을 잠시 접어 둔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 / David Duchovny)가 노숙자, 공원 경비원, 인류학자와 한 팀을 먹고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추적한다. 이번 에피소드를 연출한 조 나폴리타노(Joe Napolitano)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조감독 출신으로 , , 같은 걸작에 참여했다. 하지만 에서 감독의 경력은 그 흔적조차 찾아낼 수 없다. 애틀랜타의 원시인 이번 에피소드는 이례적으로 과거 1947년의 사건에서 시작한다. 캠핑을 다녀오던 길에 한 가족이 탄 차가 타이어 펑크로 멈춘다. 한밤에 울창한 숲 속이라 앞이 보이지 않을만큼 캄캄하다. 타어이를 갈던 남자가 차 안의 .. 2023. 10. 17.
영화의 맨살 - 하스미 시게히코(蓮寶重彦) 영화비평선 - 12부 다시 또 고다르 4부 영화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책 마지막 4부는 하스미 시게히코가 2001년~2011년 사이에 쓴 글을 모아 두었다. 21세기에도 하스미 선생은 장 뤽 고다르와 존 포드에 대해 고민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1) 작가주의에 거스르면서 팀 버튼을 옹호하는 것의 곤란 - (2001년) 2001년, 폭스사는 큰 기대를 품고 팀 버튼에게 의 리메이크를 의뢰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충족되지 못했고, 2011년 에 이르러서야 프랜차이즈로서의 생명연장을 꾀할 수 있게 된다. 당시 미국 평단은 팀 버튼 판 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메타크리틱 점수는 50점, 로저 에버트는 별 두개 반을 줬다)을 취했다. 하지만 하스미 시게히코는 '은 말할 것도 없고 스필버그의 보다 훨씬 재미있는 영화'라고 옹호한다. 그 이유로 영화 속.. 2023. 10. 15.
엑스 파일(The X - File) 시즌 1 - 4화 Conduit 아이오와 주(州) 수 시티. 끔찍한 불행이 캠핑 중이던 한 가족을 덮친다. 어린 동생과 함께 야영하던 맞딸 루비 모리스(토냐 디 / Taunya Dee)가 밤중에 증발한 것! 경찰은 루비의 평소 행실을 들어 단순 가출 사건이라 판단한다. 그러나 아이 엄마 달린 모리스(캐리 스노드그레스 / Carrie Snodgress)는 UFO가 딸을 납치했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주장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자는 없다. 오직 FBI의 골칫거리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 / David Duchovny)만이 그녀를 간절히 믿는다. 1993년 10월 1일 방영된 의 네번째 에피소드 은 파일럿에서 잠깐 언급됐던 멀더의 개인사를 본격적으로 부각한다. 멀더가 엑스 파일에 매달리는 핵심 동기는 여동생 사만다의 실종이다. 멀더는 외계인이.. 2023. 10. 12.
탈명금(奪命金 / Life without Principle) 2011년 - 욕망의 낮과 밤 살아가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두기봉(杜琪峯 / Johnnie To Kei Fung) 감독은 영화 을 통해 적어도 지금 홍콩에서는 돈이 아닐까 씁쓸히 뇌까린다. 이 영화는 로버트 알트만, 쿠엔틴 타란티노처럼 여러 주인공을 따라가는 두기봉 특유의 부조리극으로 감독의 전작 중에선 와 가장 결이 가깝다. 과 비슷한, 에피소드식 구성을 갖고 있는데, 1부에서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은행원 테레사(하운시 / 何韻詩 / Denise Ho Wan-Si)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고, 2부는 유청운(劉青雲 / Sean Lau Ching-Wan)이 연기하는 삼류조폭 빠오의 모험담을 그린다. 형사 정국방(임현제 / 任賢齊 / Richie Ren Xian-Qi)과 연일 치솟는 아파트 가격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린 .. 2023. 10. 10.
영화의 맨살 - 하스미 시게히코(蓮寶重彦) 영화비평선 - 11부 국경과 시간을 넘어 영화를 만나다 3부 이동하는 영화들 영화 시민권자 하스미 시게히코는 스위스, 홍콩, 마드리드, 한국의 광주에 출몰하여 그곳의 역사와 영화를 사유한다. 타국에서 미래의 거장과 만나는 운명적인 일도 경험하고, 현재의 거장과 대화를 나누며 그가 만들고자 했지만 아직 만들지 못한 영화를 상상한다. 영화는 국경과 시간을 넘어 영화를 생각하는 여러 사람들과 링크를 만든다. 1) 알프스 남쪽 사면의 마조레 호반에 남쪽의 영화도시가 출현한다(1983년) 일종의 기행문이면서 모험담이다. 하스미 시게히코는 스위스 로잔에서 기차를 타고 로카르노로 향한다. 여행의 목적은 제36회 로카르도 영화제 참석이다. 혼자만의 여행은 로카르노에 도착하자마자 시끌벅적한 파티 모임으로 변한다. 세계 각국에서 온 영화인들은 로카르노에서 잠깐의 친구를 만든다.. 2023. 10. 4.
하루를 열심히 살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품는다. “내 인생은 앞으로도 별 볼일 없을거야. 나만 뒤쳐진 거 같아.” 정답은 모두가 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할 시간에 지금 해야할 일을 찾아서 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슨 일이든지 잘 하려고 애쓰는, 의지 충만한 사람일수록 위와 같은 부정적 감정에 쉽게 발목 잡힌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본인이 기대하는 자기 능력과 객관적인 실제 능력 사이의 간극을 받아들이지 못해 생기는 결과다. 완벽해지려는 욕망이 마음을 좀 먹고, 생각이 고민을 낳는다. 지금 현역 감독 중 가장 위대한 감독을 꼽으라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들겠다. 20세기에 이미 법접할 수 없는 걸작을 남긴 그는 현재까지도 현역으로 활동중이다. 1971년에 첫 연출작을 내놓은 그는 4.. 2023. 10. 3.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정부는 건전재정 달성을 위해 전년 대비 2.8% 증액된 규모의 24년 예산안을 확정 지었다. 2.8% 인상률은 최근 20년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한다. 세입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데 이는 현 정부의 감세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기가 그만큼 안 좋다는 뜻이다. 예년처럼 저상장을 걱정하는 것이 사치라 생각될 만큼, 당장 마이너스 성장, 소위 장기침체를 걱정해야 할 때다. 기업, 자영업자, 샐러리맨 모두에게 힘든 시기가 예상된다. 구직자들 또한 말할 것도 없다. 있던 일자리도 날아갈 판에 신규 취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 먹거리가 줄면 인심도 사납게 변한다. 서로 적을 만들어 상대를 공격하기 쉽상이다. 옆의 사람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경쟁자로 느껴진다. 저치가 없으면 그 몫이 나에게 돌아올 텐데 .. 2023. 9. 24.
오랑팔괘곤(五郞八卦棍 / The 8 Diagram Pole Fighter) 1984년 - 2부 미치거나 혹은 스님이 되거나 의 인물들은 경극 무대와 비슷한 쇼 브라더스 세트장 위에서 분노의 감정을 여과없이 토해낸다. 모두가 하나 같이 원통해 하고, 증오로 으르렁 거리고, 원통해 하다 복수심으로 미쳐간다. 각각의 감정이 임계점에 닿으면 여지없이 액션이 등장한다. 긴 창(長槍)과 봉(棒)이 직사각형 스크린의 좌우를 번개처럼 가로 지를때, 드라마는 사라지고, 감정과 한몸이 된 액션만이 남는다. 돌아온 육랑 양씨 가문의 든든한 안방마님 사태군(이려려 / 李麗麗 / Lily Li Li-Li)은 홀로 돌아온 여섯째 아들 육랑(부성 / 傅聲 / Alexander Fu Sheng)을 품고 피눈물을 흘린다. 남편과 여섯명의 아들이 한꺼번에 죽었으니 그 심정이 오죽하겠나. 하지만 정신이 나간 쪽은 어머니 사태군이 아니라 살육의 현장에서 살아 .. 2023.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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