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액션 스릴러 '잭 리처(Jack Reacher)'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작가 리 차일드(Lee Child)는 근무하던 방송국의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다음 이 소설 <추적자>를 집필해 제2의 인생, 그것도 더 화려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아마존 프라임 2022년작 오리지널 시리즈 <잭 리처> 시즌 1의 원작이기도하다. <추적자>는 군데군데 납득이 안 가는 대목이 많다. 스토리 진행이 허술하기도 하다. 하지만 잭 리처가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구금되는 부분과 마지막 120페이지 분량은 속도감이 대단하다.
기초 정보
<추적자>의 원제는 Killing Floor이다. 1997년 3월 영국에서 먼저 출간됐고, 그 다음 해 미국판이 나와 전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다. 리 차일드는 데뷔작의 성공 이후 미국으로 이주, 일 년에 한 권씩 '잭 리처'연작을 발표한다. 한국어판은 랜덤하우스에서 2008년 출간되었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가 개봉하기 훨씬 전, 그래서 '잭 리처'의 인지도가 낮은 시절이라 '리 차일드의 추적자'라는 제목을 붙였다.
재수 없는 날
'나는 이노식당에서 체포되었다'로 시작되는 소설의 첫 문장. 이것은 <추적자>가 1인칭 시점임을 밝히는 선언이다. 주인공 잭 리처는 버스여행 중 한적한 시골마을 마그레이브에서 즉흥적으로 하차한다. 그리고 허기를 달랠려고 들른 '이노 레스토랑에서 경찰에 체포된다. 여기서 일인칭 시점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리처는 창문 너머 경찰이 도착하는 것만 보고 자신이 경찰의 타깃임을 눈치챈다. 또한 체포 작전을 펼치는 여기 경찰의 숙련도까지 평가하며, 주인공 잭 리처는 알고, 독자는 모르는 상황을 조성하여 잭 리처의 대단함을 연출한다.
여유가 넘치는 피의자
수갑 차고 경찰서에 끌려 온 리처는 머리 속으로 계산을 이어 간다. 머그샷을 찍는 여자 경찰 로스코에게 이성적 호감을 느낄만큼 여유가 있다. 수사 책임자 핀레이 형사과장과의 심문을 통해서 자신이 살인 용의자로 체포됐다는 것을 처음 인지한다. 리처는 전투력을 장착한 셜록 홈즈다. 용의자 리처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심문을 하는 핀레이를 냉정하게 관찰한다. 40대 중반의 흑인 남성, 아마도 보스턴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것이 분명한 인텔리인데 외딴 시골마을에서 겨우 형사과장으로 일한다? 그렇다면 분명 원칙주의자로 조직에서 밉보였던 게 분명하다는 계산이 선다. 리처는 살인사건과 무관하니 알리바이만 정확히 알려주면 문제 없겠다 판단하여 묵비권 행사를 중단한다.
자기의 무죄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소설은 리처 본인의 입을 통해 주인공을 소개한다. 잭 리처는 군인 아버지 덕분에 미군 기지에서 성장, 본인 역시 군인이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현재 나이는 36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여 헌병대 소령으로 재직 중에 전역했다. 제대한 지 6개월, 평생 군 기지에서 보낸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집도 없이 미 전역을 떠돌며 자유를 만끽 중이다. 버스에서 마그레이브 표지판을 보고 문득 자신의 형과 나누었던 대화, 블루스 뮤지션 블라인드 블레이크가 여기서 죽었다는 말이 떠올라 충동적으로 이곳에서 내렸다가 곤란을 겪고 있다고 진술한다.
형사에게 조언하는 용의자
하지만 사태는 리처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리처가 용의자가 된 이유는 범행현장 근처에서 리처를 봤다고 진술한 목격자가 있어서다. 더구나 목격자가 경찰서장 모리스다. 살인 사건의 내용 역시 심상치 않다. 죽은 피해자는 신원불명자이다. 신분증이 없었고, 지문을 조회해봐도 나오는 게 없다. 범인은 시체를 골판지 상자로 덮어 두었다. 머리에 총상이 두 개(한 발은 관자놀이, 다른 한발은 왼쪽 귀 뒤)인데 근접거리에서 입은 것이 분명하다. 총알은 덤덤탄, 탄피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체에 사후 손상도 발견됐다.
리처는 헌병대에서 수백건의 살인사건을 처리했던 수사 전문가이다. 핀레이가 들려 준 사건의 대략적인 개요만으로도 자신의 무죄를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시체가 발견된 장소는 주택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 범인이 걸어서 거기까지 이동했을 리 만무하다. 차가 없는 떠돌이 리처가 범인이 될 수 없는 근거 중 하나다. 또 탄피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범행이 살인 전문가의 소행이라는 뜻이다. 전문 킬러가 살인 직후 바로 도망가지 않고 근처를 배회하다 동네 식당에서 체보된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핀레이는 리처의 주장이 합리적이라 판단한다. 그렇다면 범인은 누구인가? 모리스 서장은 거짓을 말한 것인가? 핀레이는 휴대폰 번호와 쪽지 한 장을 리처에게 보여준다. 쪽지에는 '플루어리버스'라는 단어가 쓰여 있다. 피해자의 구두 밑창에서 발견된 메모라고 한다. 죽은 자가 목숨을 걸고 숨기려 한 것이다. 핀레이는 리처에게 의견을 구하는데, 리처는 간단한 해결책 하나를 제시한다. "궁금하면 전화를 걸어봐!" 핀레이가 반신반의하며 수화기를 드는데 그 번호의 주인은 지역 은행의 임원이자 이 마을의 선량한 주민 존 허블이었다.
※ <추적자>의 다음 이야기는 2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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