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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인계철선(Tripwire) 1999년 - 1부 키 웨스트의 잭 리처

by homeostasis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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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 차일드(Lee Child)의 '잭 리처' 시리즈, 그 세 번째 소설이다. 1999년 4월 15일 영국의 Bantam Press에서 출간됐다. 한국어판은 나오지 않았다. 제목 'Tripwire'는 지뢰나 폭탄에 연결해 사용하는 인계철선을 뜻한다.

Tripwire 책 표지

 

1. 프롤로그

'갈고리' 하비(hook harvey)라는 남자의 고뇌로 소설이 시작된다. 그는 모종의 비밀을 30년간 지키고 살았다. 만일을 대비해 두 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는데, 18,000km 떨어진 곳에 하나, 8,000 km 밖에 하나, 이렇게 두 개의 경보장치를 설치해 두었다. 만약 경보음이 울리면 어떻게 행동할까 수억 번도 넘게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 결과, 가까운 쪽에서 위험 신호가 포착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친다는 원칙을 세웠 놓았다. 정작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시뮬레이션은 아무 소용이 없다. 가까운 쪽과 먼 쪽의 경보장치가 거의 동시에 작동했고, 심지어 가까운 쪽이 먼저 울렸다. 하비는 원칙을 바꿔 도망가지 않고 맞서 싸우기로 결심힌다. 독자로서는 당황스럽고도 강력한 호기심이 생겨난다. 그렇다면 아주 성공적인 프롤로그일 것이다.

키 웨스트 풍경

 

2. 키 웨스트의 잭 리처

우리의 히어로 잭 리처는 <탈주자> 사건 이후 미국의 서쪽 끝 해변가 도시 키 웨스트(Key West)에서 수개월 째 머물고 있었다. 떠돌이 생활이 싫증이 났는지 투잡을 뛰며 지내는 중이다. 낮에는 중장비 접근이 힘든 주택에 삽으로 수영장을 파는 노동일을 하고, 밤에는 스트립 바의 바운서로 일한다. 고된 삽질이 끝나면 해가 지기 전까지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단골바에서 냉수를 들이키는 루틴이 생겼는데, 어느 날 찾아온 사립탐정 때문에 수개월 간의 안정이 와장창 깨진다. 탐정의 이름은 카스텔로. 배가 나온 중년 남자인데 미세스 제이콥의 의뢰로 잭 리처를 찾고 있다. 리처는 의뢰인이 좋은 마음으로 자신을 찾는 게 아닐 듯하여 모르는 척 시침을 뗀다. 가만 앉아 있기만 해도 위협적인 외향의 리처가 자신이 아니라며 무섭게 노려보자, 코스텔로는 감히 더 이상 묻지 못하고 바를 나간다. 

소설은 키 웨스트에서 정반대, 뉴욕 월 스트리트로 이야기의 무대를 바꾼다. 한 회사의 CEO가 자금 경색 때문에 재정적 위기에 몰렸다. 은행에 돈을 빌리면 회사 자금사장이 안 좋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고, 보유 중인 주식을 매각하려니 소정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재무팀장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 안에 어려운 회사에게 돈을 융통해 주는 곳이 있다며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소설의 내용에 앞서 1999년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 빌딩이 멀쩡하게 서 있었겠지 하는 생각부터 든다. 9.11이 20년도 더 된 사건이구나 싶어 새삼스럽다.

다시 이야기는 스트립 바에서 밤일을 하고 있는 잭 리처로 돌아온다. 여기 메인 댄서 크리스탈은 잭 리처가 중령일 때 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 돈을 더 내면 방에 들어가 코 앞에서 크리스탈의 스트립 쇼를 구경할 수 있다. 실내에서 프라이빗한 공연을 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잭 리처는 그럴 때 상황을 해결해 주는 일을 한다. 그런데 두 명의 사악하게 생긴 사내들이 찾아와 잭 리처를 아느냐 물어보고 다닌다. 리처의 덩치를 보면 쫄기 마련인데 이 자들은 뭔가 다르다. 리처는 모른 척 하다가 두 남자와 충돌 일보직전까지 가는데...

두 남자는 기싸움을 벌이다 가게를 나가는데, 리처는 이들이 한적한 거리에서 매복하다가 습격해 올 것이라 예상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매복이 예상되는 골목길로 들어갔을 때, 리처는 뜻밖의 인물을 보게 된다. 오후에 바로 찾아온 배불뚝이 중년 탐정 코스텔로!! 놀랍게도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지갑은 사라지고, 코스텔로의 열 손가락 끝이 모두 잘려 있었다. 리처는 코스텔로를 죽인 이가 오늘 시비 붙은 두 남자일 거라 직감한다.

 

3. 사건 속으로

영업이 끝난 스트립바 안에서 리처는 댄서 크리스탈과 조용한 대화를 나눈다. 리처는 코스텔로의 죽음에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존 리처'고 말했더라면 늙은 탐정은 곧바로 키웨스트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크리스탈은 리처의 잘못이 아니라 위로를 한다. 리처는 여기서 결심을 한다. 코스텔로의 의뢰인, 미세스 제이콥은 왜 자기를 찾는가? 코스텔로는 왜 죽게 되었는가? 범인들의 동기는 무엇인가? 이 모든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선 의뢰인 제이콥 여사를 만나야 한다!!

의뢰인에 대한 단서라고는 '제이콥'이라는 퍼스트 네임 뿐이지만 헌병 수사관으로 일했던 경험을 동원해 몇 가지 가능성을 도출한다. 죽은 탐정 코스텔로는 아마도 전직 경찰일 것이고, 억양과 피부톤으로 볼 때 뉴욕 사람일 것이다. 어쩌면 그의 사무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해가 뜨면 마이아미로 가서 뉴욕행 비행기를 타리라...이때 흰 티셔츠 하나만 걸친 크리스탈이 리처의 허벅지에 자신의 몸을 슬쩍 기대며 마이애미까지 태워 주겠다고 제안한다.

마이애미까지 크리스탈의 포르쉐를 타고 달리는 묘사에는 낭만과 클리셰가 넘친다. 둘은 목적지에 도착해 작별 인사를 나눈다. 다시 돌아온다는 리처의 말에 크리스탈은 "당신 같은 남자는 절대 돌아오지 않아."라 답한다. 본명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냐고 이름을 묻자 크리스탈은 이번에도 "크리스탈"이라고 답한다. 저 멀리 차를 타고 멀어지는 크리스탈을 보며 리처는 3개월간의 키 웨스트 생활에도 작별을 고한다.

앞선 챕터에서 궁지에 몰린 사업가의 조금 더 자세한 소개가 이어진다. 그의 이름은 체스터 스톤. 3대에 걸쳐 영사장비 등 극장 설비를 공급하는 사업체를 운영해 왔다. 멀티플렉스 시대를 맞아 활황을 맞이했던 비즈니스가 이제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체스터 스톤은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급전을 땡겨와야 할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부인 마릴린이 괜한 걱정 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스톤은 아무 일 없는 듯 집을 나와 세계 무역 센터로 향한다. 

급전을 빌려주겠다는 대부업체는 88층에 있었다. 대부업체의 대표가 프롤로그의 주인공, '갈고리' 하비다. 얼굴의 절반이 커다란 화상 흉터이고, 한쪽 손마저 갈고리인 하비는 스톤의 상태를 주도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스톤이 하비를 찾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철저한 계획의 산물이다. 6주 동안 110만 달러를 빌려주는 대가로 6%의 이자와 주식을 요구한다. 회사가 망하면 주식은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는데 어떻게 담보가 될까? 스톤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하비는 예상한 듯 진짜 담보는 여기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건넨다. 누군가 집 가까이 접근해서 찍은 마릴린의 사진들이다. 스톤은 진짜 무서운 사람을 찾아온 것이다.스톤의 회사가 망하면 주식 가치는 휴지조각이 된다.  

※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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