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76 어쌔신(Assassins) 1995년 - 2부 양심 있는 살인자와 미치광이 살인자의 대결 영화의 초반부, 로버트 래쓰가 타깃의 등에 총을 겨누고 늪지로 걸아가는 장면이 있다. 이처럼 은 두 인물이 카메라 정면을 바라보는 구도가 반복 등장한다. 한 사람은 카메라를, 다른 이는 앞선 자의 뒤를 바라본다. 같은 레인에 먼저 출발한 이와 늦게 출발한 자가 서 있는 듯한 구도다. 익을 때로 익은 베테랑과 그를 따라잡으려는 신인(新人)의 구도이기도 하다. 누구나 정점에 이르면 꺾어질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자리는 후배가 차지하는 게 자연의 법칙이다. 60대 중반에 이른 할리우드의 장인(匠人) 리처드 도너는 을 찍을 무렵 곧 다가올 하강의 곡선을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제1 라운드 은 No.1 킬러 로버트 래쓰(실베스터 스탤론)과 청부업계의 떠오르는 신흥강자 미구엘 베인(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대결이 중심.. 2023. 8. 15. 어쌔신(Assassins) 1995년 - 1부 액션 장인들의 평작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과 안토니오 반데라스(Antonio Banderas)가 세계 넘버 원 킬러의 자리를 두고 한 판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의 액션 스릴러 은 여러 장르가 뒤섞인 혼종이다. 화끈한 80년대 액션 영화에 6~70년대 첩보 스릴러의 분위기를 더했고, 오우삼의 과 일본 망가 의 영향도 감지된다. 액션 명장 리처드 도너(Richard Dorner) 감독에 로 유명한 조엘 실버(Joel Siver)가 제작을 맡고, 스탤론 & 반데라스 투톱에 훗날 로 포텐을 터트린 워쇼스키(Wachowski) 자매가 시나리오를 썼고, 네오 느와르에 특화된 브라이언 헬겔랜드(Brian Helgeland)가 1페이지만 수정하고 각본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제작진의 면면이 그야말로 화려해 .. 2023. 8. 15.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5부 바닥에서 다시 정상으로 주성치가 연기하는 인물은 언제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추락과 상승을 극적으로 오간다. 이 운동 에너지가 주성치 영화의 주된 동력원일 것이다. 의 주성치는 인기 셰프였다가 자만심 때문에 바닥으로 추락한다. 의 주성치는 무술 고수지만 현대 도시에선 넝마주이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온갖 천대를 견디다 결국 세계 제일의 축구선수가 된다. 의 주성치는 삼류 양아치인데 딱 한번 양심을 따르는 선택을 했다가 죽기 진전까지 간다. 는 더욱 노골적이다. 권세 있는 도련님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거지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성공이 아니라 추락의 묘사다. 주성치 영화가 대중의 가슴에 오랫동안 살아 숨 쉬는 이유는 바닥에 떨어진 인물을 너무 실감 나게 연기하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난센스 코미디.. 2023. 7. 31.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4부 성공 이후 추락 정상에서 아인(양가인 / 梁家仁 / Bryan Leung Ka Yan)은 주소룡(주성치 / 周星馳 / Stephen Chow Sing Chi)의 재능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주소룡을 속여 내기 당구판으로 이끌고, 본인은 판돈을 챙긴다. 주소룡은 이것이 도박판인 줄은 모른 채로 연전연승을 거두고, 아인이 주는 가짜 트로피에 속아 홍콩의 당구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줄로 착각한다. 주소룡이 '당구의 신(新)' 칭호가 새겨진 트로피를 들고 이제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다며 일인자의 허무감을 토로하며 눈물짓기도 한다. 이 순간, 은 아찔한 하강의 드라마를 펼치기 시작한다. 주소룡이 내기 당구판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80년대 영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음악 + 몽타주 시퀀스로 연출된다. 장면이.. 2023. 7. 19.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3부 비범한 주인공 타이오 섬에서 왕자처럼 지냈던 주소룡은 홍콩행을 결심하고 아인을 따라나선다. 주소룡이 급히 홍콩을 가려는 데는 소꿉친구처럼 지냈던 아모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 주소룡과 아모의 감정선을 잘 끌고 나가면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남자'와 '일편단심 사랑 주는 여자'의 절절한 로맨스가 가능하다. 분명 은 거기까지 가지 않는다. 남녀의 사랑보다 아버지 주비홍과 아들 소룡 간의 부자정(父子情)에 더 관심을 쏟는다. 주성치&이력지 콤비는 이 모티브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 , , 의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멜로를 완성한다. 왕자와 거지 홍콩에 입성한 주소룡이 마천루를 배경으로 당당히 서 있는 장면이 나온다. 다음 컷은 이 앵글을 굳이 만들려고 공중전화박스 위에 올라선 주소룡의 모습이다. 이때 아인이 주.. 2023. 7. 12.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2부 전통과 현대의 가치 충돌 에는 7~80년대 무쌍을 떨쳤던 두 명의 무술배우, 원화(元華 / Yuen Wah)와 양가인(梁家仁 / Bryan Leung Ka Yan)이 주성치의 코미디 파트너로 나온다. 주성치의 아버지로 나오는 원화(元華 / Yuen Wah)는 최강 홍가반(洪家班)의 대표 스턴트맨이자 이소룡의 아크로바틱 대역으로 홍콩액션영화에 자신만의 족적을 뚜렷이 남긴 배우이며, 양가인은 82년 TVB 드라마 에서 비운의 영웅 교봉을 연기한 스타! 특히 양가인은 에서 오맹달이 했던 것과 흡사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아무 거리낌 없이 주성치가 주도하는 난센스 코미디의 세계로 뛰어든 두 베테랑의 용기는 평가받아야 할 것! 액션가이 원화와 양가인, 코미디로 투항하다 축제를 망친 죄로 아버지 주비홍에게 혼이 나는 주소룡. 아버지는 무도인.. 2023. 7. 12.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1부 여래신장의 흔적 정말 오랜만에 주성치의 을 다시 봤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오랫동안 쿵후를 수련한 고수인데 초인에 가까운 능력을 지녔음에도 홍콩 대도시 사람들로부터 무시와 천대를 받는다. 쿵후는 '지금'을 살아가는데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당한다. 아버지와 함께 무술을 수련한 사숙은 고리대금업을 하며 채무자 협박하는 용도로만 쿵후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이소룡과 여래신장(如來神掌)에 대한 언급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어랍쇼! 이 영화는 주성치의 걸작 와 의 핵심테마를 품고 있었다. 작가주의이론에서 '영화작가(Auteur)는 평생 한 가지 주제에 천착하고, 그 주제를 계속 변주해 가며 영화를 만든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주성치 또한 오떼르가 아닌가 싶다. 아직 설익은 같은 영화에서 시작해 같은 이야기를 반복, 변주.. 2023. 7. 12. 연경인(年輕人 / Young People) 1972년 - 2부 땀 흘리는 남자들 은 세 개의 하이라이트 시퀀스(초반부 적룡의 농구경기 - 중반부 진관태의 무술시합 - 라스트 강대위의 카트 레이싱)를 배치한 다음 그 사이를 말이 되도록 스토리로 연결한다. 성룡의 1982년작 가 럭비 시합, 축구 시합, 라스트 고수와의 쿵후대결, 이렇게 세 개의 액션 세트피스를 중심으로 영화를 만든 것과 비슷하다. 스포츠와 액션을 즐기며 땀 흘리는 젊은 남자들이 이 영화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청춘영화하면 이성 간의 로맨스가 필수이지 않은가? 에도 멜로가 등장은 한다. 그런데 장철(張徹) 감독은 이것을 희한하게 피해간다. 강대위는 여자의 구애를 거절하고 혼자 있길 원하고, 진관태와 적룡은 한 명의 여자를 두고 다투다 결국엔 여자를 버리고 둘이 친구가 되는 쪽을 택한다. 서구 평론가들이 장.. 2023. 7. 10. 연경인(年輕人 / Young People) 1972년 - 1부 대학얄개 장철(張徹 / Chang Cheh) 감독의 영화라면 냉혹한 현실에 겁없이 도전하다 온 몸에 피 칠갑을 한 채 죽어가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해야 마땅할 것 같은데 1972년작 은 죽는 사람 하나 없는 캠퍼스 청춘 스포츠 영화다. 주연배우 강대위, 적룡, 진관태는 비극적 영웅의 아우라를 훌훌 벗어 던지고, 스포츠와 음악에 몰두하는 젊은 대학생을 연기한다. 이 영화는 어두운 현실, 고뇌, 절망 같은 감정이 없다. 장철 감독은 그동안 자신이 영화에서 수도없이 죽였던 젊은 스타들에게 로 작은 보상을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쇼브라더스(邵氏兄弟) 작품인 은 1972년 7월 7일 홍콩에서 개봉했다. 각본은 장철과 예광(倪匡 / Ni Kuang)이 공동으로 썼으며, 무협사극이 아니어서인지 유가량 대신 그의 동생인 유가영.. 2023. 7. 10. 이전 1 ··· 4 5 6 7 8 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