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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Assassins) 1995년 - 4부 남과 여 영화는 남자 주인공 로버트 래쓰와 여자 주인공 일렉트라, 그리고 악당 미구엘의 트라이앵글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킬러와 타깃으로 만난 남녀가 함께 손을 잡고, 공동의 적과 싸우는 구조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베스터 스탤론과 줄리안 무어 간의 케미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액션과 드라마 모두 클리셰의 굴레로 빠져든다. 호텔 대격돌 일렉트라와 래미 패거리가 선금을 두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중에 미구엘 베인이 권총을 들고 래미 패거리가 모여 있던 718호로 돌진한다. 동시에 로버트는 일렉트라가 있는 542호로 달려간다. 두 명의 킬러가 각각 구매자와 판매자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둘이 어떻게 래미와 일렉트라의 호실 번호를 알게 됐는지 영화는 자세히 다 설명을 해준다. 그러나.. 2023. 8. 15.
어쌔신(Assassins) 1995년 - 3부 일렉트라 원래 멜 깁슨이 본인 연출작으로 검토하던 프로젝트였다. 시나리오가 물건이라며 리처드 도너에게 소개를 했는데, 정작 본인은 에 전념하다보니 자연스레 도너가 연출을 맡게 되었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에서 15백만불의 출연료를 받았고, 그만큼의 값어치를 했다. 스탤론의 국제적 인기가 영화의 글로벌 매출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스탤론의 은 그저 볼만한 액션영화일 뿐이다. 리처드 도너 감독은 스탤론과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서로의 캐릭터를 바꿔 연기했다면 더 잘 됐을거라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만약 로버르 래쓰와 미구엘의 역할을 숀 코너리와 브래드 피트가 했다면 영화는 훨씬 더 흥미진진해 졌을 것이다. 혹은 과거의 리 마빈, 스티브 맥퀸, 홍콩의 주윤발, 양조위에게 더 어울리는 역이.. 2023. 8. 15.
어쌔신(Assassins) 1995년 - 2부 양심 있는 살인자와 미치광이 살인자의 대결 영화의 초반부, 로버트 래쓰가 타깃의 등에 총을 겨누고 늪지로 걸아가는 장면이 있다. 이처럼 은 두 인물이 카메라 정면을 바라보는 구도가 반복 등장한다. 한 사람은 카메라를, 다른 이는 앞선 자의 뒤를 바라본다. 같은 레인에 먼저 출발한 이와 늦게 출발한 자가 서 있는 듯한 구도다. 익을 때로 익은 베테랑과 그를 따라잡으려는 신인(新人)의 구도이기도 하다. 누구나 정점에 이르면 꺾어질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자리는 후배가 차지하는 게 자연의 법칙이다. 60대 중반에 이른 할리우드의 장인(匠人) 리처드 도너는 을 찍을 무렵 곧 다가올 하강의 곡선을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제1 라운드 은 No.1 킬러 로버트 래쓰(실베스터 스탤론)과 청부업계의 떠오르는 신흥강자 미구엘 베인(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대결이 중심.. 2023. 8. 15.
어쌔신(Assassins) 1995년 - 1부 액션 장인들의 평작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과 안토니오 반데라스(Antonio Banderas)가 세계 넘버 원 킬러의 자리를 두고 한 판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의 액션 스릴러 은 여러 장르가 뒤섞인 혼종이다. 화끈한 80년대 액션 영화에 6~70년대 첩보 스릴러의 분위기를 더했고, 오우삼의 과 일본 망가 의 영향도 감지된다. 액션 명장 리처드 도너(Richard Dorner) 감독에 로 유명한 조엘 실버(Joel Siver)가 제작을 맡고, 스탤론 & 반데라스 투톱에 훗날 로 포텐을 터트린 워쇼스키(Wachowski) 자매가 시나리오를 썼고, 네오 느와르에 특화된 브라이언 헬겔랜드(Brian Helgeland)가 1페이지만 수정하고 각본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제작진의 면면이 그야말로 화려해 .. 2023. 8. 15.
장학우(張學友 / Jacky Cheung Hok Yau) - 1부 가신(歌神)이라 불리는 사나이 장학우는 명실상부 중화권 최고의 가수로 꼽힌다. 그의 이름 앞에는 'God of Song', 즉 '가신'이란 타이틀이 붙는다. 인기스타들을 '신', '황제'라 추켜올리는 중화권 매체들의 칭찬 인플레야 유명하지만, 장학우는 경우가 좀 다르다. 그의 팬들, 일반 대중, 업계 종사자들의 존경이 담겨 있다. 홍콩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황금기에 데뷔해 1990년대에 유덕화, 곽부성, 여명과 함께 사대천왕으로 불렸지만, 음악계의 기록과 업적에 있어선 압도적인 존재다. 중화권 최고 앨범판매(2003년까지 총 2,500만장) 기록 보유자이며, 홍콩 최초의 창작 뮤지컬 를 직접 만든 장본인이다. 앨범은 발표할 때마다 한 단계 위의 클래스(이 때문에 신작 발매 간격이 갈수록 길어지는 아쉬움이 있다) 뽐낸다. 노래실력은 또 .. 2023. 8. 15.
잼버리 대회, 채수근 상병 수사 관련 이슈를 지켜보며 - 책임지는 자가 없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른다. 말복과 함께 태풍 카눈이 지나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주말이 되자 해가 쨍쨍하다. 한 주 동안 매체를 뜨겁게 달궜던 잼버리 대회 관련 이슈들은 주말이 되자 '성공적이었다', '그래도 한국 정부가 대회를 잘 치렀다'는 내용의 기사들로 포털창이 변해간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이슈는 이슈로 덮이고, 정치권의 책임 공방은 또 하나의 오락거리처럼 받아들여질 게 뻔하다. 잼버리 대회만큼 주목받지 못했지만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을 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집단항명수괴죄로 기소된 사건 역시 폭발력이 대단한 이슈였다. 시즌2가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실에서 비슷한 사건이 터지니 공교롭다. 역시 K콘텐츠의 힘은 현실과 픽션의 간극이 불분명한 것에 있나 보.. 2023. 8. 12.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5부 바닥에서 다시 정상으로 주성치가 연기하는 인물은 언제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추락과 상승을 극적으로 오간다. 이 운동 에너지가 주성치 영화의 주된 동력원일 것이다. 의 주성치는 인기 셰프였다가 자만심 때문에 바닥으로 추락한다. 의 주성치는 무술 고수지만 현대 도시에선 넝마주이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온갖 천대를 견디다 결국 세계 제일의 축구선수가 된다. 의 주성치는 삼류 양아치인데 딱 한번 양심을 따르는 선택을 했다가 죽기 진전까지 간다. 는 더욱 노골적이다. 권세 있는 도련님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거지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성공이 아니라 추락의 묘사다. 주성치 영화가 대중의 가슴에 오랫동안 살아 숨 쉬는 이유는 바닥에 떨어진 인물을 너무 실감 나게 연기하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난센스 코미디.. 2023. 7. 31.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4부 성공 이후 추락 정상에서 아인(양가인 / 梁家仁 / Bryan Leung Ka Yan)은 주소룡(주성치 / 周星馳 / Stephen Chow Sing Chi)의 재능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주소룡을 속여 내기 당구판으로 이끌고, 본인은 판돈을 챙긴다. 주소룡은 이것이 도박판인 줄은 모른 채로 연전연승을 거두고, 아인이 주는 가짜 트로피에 속아 홍콩의 당구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줄로 착각한다. 주소룡이 '당구의 신(新)' 칭호가 새겨진 트로피를 들고 이제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다며 일인자의 허무감을 토로하며 눈물짓기도 한다. 이 순간, 은 아찔한 하강의 드라마를 펼치기 시작한다. 주소룡이 내기 당구판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80년대 영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음악 + 몽타주 시퀀스로 연출된다. 장면이.. 2023. 7. 19.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3부 비범한 주인공 타이오 섬에서 왕자처럼 지냈던 주소룡은 홍콩행을 결심하고 아인을 따라나선다. 주소룡이 급히 홍콩을 가려는 데는 소꿉친구처럼 지냈던 아모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 주소룡과 아모의 감정선을 잘 끌고 나가면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남자'와 '일편단심 사랑 주는 여자'의 절절한 로맨스가 가능하다. 분명 은 거기까지 가지 않는다. 남녀의 사랑보다 아버지 주비홍과 아들 소룡 간의 부자정(父子情)에 더 관심을 쏟는다. 주성치&이력지 콤비는 이 모티브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 , , 의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멜로를 완성한다. 왕자와 거지 홍콩에 입성한 주소룡이 마천루를 배경으로 당당히 서 있는 장면이 나온다. 다음 컷은 이 앵글을 굳이 만들려고 공중전화박스 위에 올라선 주소룡의 모습이다. 이때 아인이 주.. 202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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