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75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5부 바닥에서 다시 정상으로 주성치가 연기하는 인물은 언제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추락과 상승을 극적으로 오간다. 이 운동 에너지가 주성치 영화의 주된 동력원일 것이다. 의 주성치는 인기 셰프였다가 자만심 때문에 바닥으로 추락한다. 의 주성치는 무술 고수지만 현대 도시에선 넝마주이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온갖 천대를 견디다 결국 세계 제일의 축구선수가 된다. 의 주성치는 삼류 양아치인데 딱 한번 양심을 따르는 선택을 했다가 죽기 진전까지 간다. 는 더욱 노골적이다. 권세 있는 도련님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거지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성공이 아니라 추락의 묘사다. 주성치 영화가 대중의 가슴에 오랫동안 살아 숨 쉬는 이유는 바닥에 떨어진 인물을 너무 실감 나게 연기하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난센스 코미디.. 2023. 7. 31.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4부 성공 이후 추락 정상에서 아인(양가인 / 梁家仁 / Bryan Leung Ka Yan)은 주소룡(주성치 / 周星馳 / Stephen Chow Sing Chi)의 재능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주소룡을 속여 내기 당구판으로 이끌고, 본인은 판돈을 챙긴다. 주소룡은 이것이 도박판인 줄은 모른 채로 연전연승을 거두고, 아인이 주는 가짜 트로피에 속아 홍콩의 당구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줄로 착각한다. 주소룡이 '당구의 신(新)' 칭호가 새겨진 트로피를 들고 이제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다며 일인자의 허무감을 토로하며 눈물짓기도 한다. 이 순간, 은 아찔한 하강의 드라마를 펼치기 시작한다. 주소룡이 내기 당구판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80년대 영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음악 + 몽타주 시퀀스로 연출된다. 장면이.. 2023. 7. 19.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3부 비범한 주인공 타이오 섬에서 왕자처럼 지냈던 주소룡은 홍콩행을 결심하고 아인을 따라나선다. 주소룡이 급히 홍콩을 가려는 데는 소꿉친구처럼 지냈던 아모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 주소룡과 아모의 감정선을 잘 끌고 나가면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남자'와 '일편단심 사랑 주는 여자'의 절절한 로맨스가 가능하다. 분명 은 거기까지 가지 않는다. 남녀의 사랑보다 아버지 주비홍과 아들 소룡 간의 부자정(父子情)에 더 관심을 쏟는다. 주성치&이력지 콤비는 이 모티브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 , , 의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멜로를 완성한다. 왕자와 거지 홍콩에 입성한 주소룡이 마천루를 배경으로 당당히 서 있는 장면이 나온다. 다음 컷은 이 앵글을 굳이 만들려고 공중전화박스 위에 올라선 주소룡의 모습이다. 이때 아인이 주.. 2023. 7. 12.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2부 전통과 현대의 가치 충돌 에는 7~80년대 무쌍을 떨쳤던 두 명의 무술배우, 원화(元華 / Yuen Wah)와 양가인(梁家仁 / Bryan Leung Ka Yan)이 주성치의 코미디 파트너로 나온다. 주성치의 아버지로 나오는 원화(元華 / Yuen Wah)는 최강 홍가반(洪家班)의 대표 스턴트맨이자 이소룡의 아크로바틱 대역으로 홍콩액션영화에 자신만의 족적을 뚜렷이 남긴 배우이며, 양가인은 82년 TVB 드라마 에서 비운의 영웅 교봉을 연기한 스타! 특히 양가인은 에서 오맹달이 했던 것과 흡사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아무 거리낌 없이 주성치가 주도하는 난센스 코미디의 세계로 뛰어든 두 베테랑의 용기는 평가받아야 할 것! 액션가이 원화와 양가인, 코미디로 투항하다 축제를 망친 죄로 아버지 주비홍에게 혼이 나는 주소룡. 아버지는 무도인.. 2023. 7. 12. 도성타왕(龍的傳人 / Legend of the Dragon) 1990년 - 1부 여래신장의 흔적 정말 오랜만에 주성치의 을 다시 봤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오랫동안 쿵후를 수련한 고수인데 초인에 가까운 능력을 지녔음에도 홍콩 대도시 사람들로부터 무시와 천대를 받는다. 쿵후는 '지금'을 살아가는데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당한다. 아버지와 함께 무술을 수련한 사숙은 고리대금업을 하며 채무자 협박하는 용도로만 쿵후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이소룡과 여래신장(如來神掌)에 대한 언급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어랍쇼! 이 영화는 주성치의 걸작 와 의 핵심테마를 품고 있었다. 작가주의이론에서 '영화작가(Auteur)는 평생 한 가지 주제에 천착하고, 그 주제를 계속 변주해 가며 영화를 만든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주성치 또한 오떼르가 아닌가 싶다. 아직 설익은 같은 영화에서 시작해 같은 이야기를 반복, 변주.. 2023. 7. 12. 엑스 파일(The X - File) 시즌 1 - 2화 Deep Throat : 3부 그들은 여기에 있다 2화 의 주제는 국가 권력에 대한 불신과 공포로 정리할 수 있다. 외계인과 UFO에 관한 진실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은 국가가 모종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를 은폐하기 위해서라면 한 사람의 인권, 생명 따위 가볍게 짓밟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크리스 카터가 만든 의 세계관이 90년대 수많은 대중들에게 설득력을 얻은 이유는 미국이 국익이란 이름으로 자행한 온갖 추잡한 행동의 업보일 것이다. 부다하스의 귀환 조금씩 늘어지던 드라마는 부다하스가 4개월만에 돌아오면서 다시금 긴장의 끈을 다 잡는다. UFO를 쫓아다니며 밤을 지새운 멀더와 스컬리는 부인 애니타의 전화를 받고 급히 달려간다. 감독 다니엘 색하임의 연출이 굉장히 돋보이는 장면인데 처음 카메라는 현관 앞에 서 있는 멀더와 .. 2023. 7. 12. 연경인(年輕人 / Young People) 1972년 - 2부 땀 흘리는 남자들 은 세 개의 하이라이트 시퀀스(초반부 적룡의 농구경기 - 중반부 진관태의 무술시합 - 라스트 강대위의 카트 레이싱)를 배치한 다음 그 사이를 말이 되도록 스토리로 연결한다. 성룡의 1982년작 가 럭비 시합, 축구 시합, 라스트 고수와의 쿵후대결, 이렇게 세 개의 액션 세트피스를 중심으로 영화를 만든 것과 비슷하다. 스포츠와 액션을 즐기며 땀 흘리는 젊은 남자들이 이 영화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청춘영화하면 이성 간의 로맨스가 필수이지 않은가? 에도 멜로가 등장은 한다. 그런데 장철(張徹) 감독은 이것을 희한하게 피해간다. 강대위는 여자의 구애를 거절하고 혼자 있길 원하고, 진관태와 적룡은 한 명의 여자를 두고 다투다 결국엔 여자를 버리고 둘이 친구가 되는 쪽을 택한다. 서구 평론가들이 장.. 2023. 7. 10. 연경인(年輕人 / Young People) 1972년 - 1부 대학얄개 장철(張徹 / Chang Cheh) 감독의 영화라면 냉혹한 현실에 겁없이 도전하다 온 몸에 피 칠갑을 한 채 죽어가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해야 마땅할 것 같은데 1972년작 은 죽는 사람 하나 없는 캠퍼스 청춘 스포츠 영화다. 주연배우 강대위, 적룡, 진관태는 비극적 영웅의 아우라를 훌훌 벗어 던지고, 스포츠와 음악에 몰두하는 젊은 대학생을 연기한다. 이 영화는 어두운 현실, 고뇌, 절망 같은 감정이 없다. 장철 감독은 그동안 자신이 영화에서 수도없이 죽였던 젊은 스타들에게 로 작은 보상을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쇼브라더스(邵氏兄弟) 작품인 은 1972년 7월 7일 홍콩에서 개봉했다. 각본은 장철과 예광(倪匡 / Ni Kuang)이 공동으로 썼으며, 무협사극이 아니어서인지 유가량 대신 그의 동생인 유가영.. 2023. 7. 10. 미스틱 리버(Mystic River) 2003년 - 1부 거대한 비극 영화 는 잔잔한 강물처럼 시작했다 어느 순간 바닥이 어딘지 모를 비극의 심연 속으로 우리를 끌고 간다. 삶은 이해할 수 없는 모순덩어리고, 교과서에 쓰인 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음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잠깐 한눈팔면 누구라도 냉혹한 운명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는 보스턴의 한 동네에서만 대부분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장대한 서사 에픽을 본 것 같은 감동이 있다. 데니스 르헤인(Dennis Lehane)의 동명 소설과 브라이언 헬겔랜드(Brian Helgeland)의 각색이 큰 역할을 했지만, 무엇보다 이스트우드의 과묵한 연출이 이 영화를 거대한 비극으로 만들었다. 관객이 이야기를 못 따라갈까 노심초사하는 보통의 감독과 달리 이스트우드는 중요한 장면일지라도 거침없이 생략한다... 2023. 7. 10.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0 다음 반응형